매일신문

작은 실천이 지출 줄인다

'생활에 소금을 쳐라'. 무방비 상태로 이제 겨우 IMF 터널초입에 다가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라를 살리기위해 가정과 기업 모두 '알뜰 전략'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부들의 푼돈 아끼기 못지않게 직장인들도 기업차원의 자원절약운동에 동참, 스스로 회사비품을 아껴쓰는 작은 실천에 앞장서면서 생활전반에 스며든 낭비와 거품을 없애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남구 대명동에 사는 주부 이현숙씨(40세)는 매일 돌리던 세탁기를 일주일에 두번만 돌리고 하루종일 꽂아두던 전기밥솥도 밥을 퍼고 나면 플러그를 뽑은 뒤 식사때만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다.전국에 보급된 세탁기는 6백만대인데, 월 사용횟수를 20회라 할때 하루에 5분만 줄여도 연간 51억6천만원이 절약된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사용횟수를 줄이면 그만큼 에너지 낭비를 막는다.달서구 송현동에 사는 배재희씨씨(34)는 남편의 월급이 30%% 깎였는데 1월부터 전기료가 6%%나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실내 백열등을 전구식 형광등으로 교체, 전기료를 아끼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60W짜리 백열등 하나를 형광등으로 교체할 경우 한 가정당 연간 5천4백53원의 전기료가 절약되고 모든 가정이 동참할 경우 8백4억원이란 막대한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 각가정들이 바나나 식빵 달걀 마요네즈 케첩 등 냉장고에 넣지 않아야될 물건을 넣지않으면 최소한2백억~3백억원이 추가 절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평화방송에 근무하는 모씨는 승용차 앞유리에 붓글씨로 '매일신문.대구평화방송 방향'을 달고다녀 카풀제를 자원하고 있다. 이처럼 출퇴근때 2인1조로 승용차를 함께 타면 연간 1조5천억원이넘는 돈이 절약된다. 걸스카우트경북연맹 형갑수씨는 남편의 2천㏄차를 세워두고 자신의 티코차로출퇴근길에 나선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12월말 현재 자동차등록대수는 7백59만대. 승용차를 함께 탈 경우연간 연료비 절감액은 43만원. 따라서 절반 가량이 43만원씩만 절약하면 총 1조6천1백25억원의 경제효과를 낳을 수 있다.

최진석씨(38.정성공영 대표)도 사무실에 더블 형광등을 하나씩만 켜고, 팩스에 절전모드를 달아서팩스가 들어올때만 불이 켜지도록 했으며, 컴퓨터 모니터도 마찬가지로 쓰지 않을 때는 꺼둔다. "직원들 스스로 작은 절약에 동참하면서 IMF를 MMF(Much Money Fund)로 바꾸자는 분위기가확산되고 있다"고 최씨는 밝힌다.

에너지관리공단 대구지부 김금철과장은 "지금까지 에너지가 너무 값싸게 들어와서 그 중요성이나절약의 미덕을 모르고 있었다"며 1인당 석유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에너지소비량이 미국보다 6배, 일본보다 3배 정도인 현실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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