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리인준 도와달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조순(趙淳)한나라당총재, 이만섭(李萬燮)국민신당총재와각각 개별 영수회담을 갖고 김종필(金鍾泌)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인준거부에 따른 정국 경색과국정 공백 등 난국 타개방안을 협의했다.

이날 회담은 조총재와는 단독 오찬형식으로, 이총재와는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와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이 참석한 4자 조찬형식으로 열렸다.

김대통령은 이총재와의 조찬회담에서 "한나라당이 취임하는 날 아침에는 취임을 축하해주고 오후에는 총리인준을 심의조차 보이콧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국정공백의 장기화를 방치할 수 없으며 이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만약 총리 인준문제가 잘 타결되지 않으면 내일(28일)이나 월요일(2일)중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총리서리체제라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총재는 "미증유의 국가위기에 총리 인준문제로 더이상 국정마비가 있어서는 안되고 국가가 부도가 나면 정치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한뒤 "제1야당도 총리인준을 반대할 수 있지만정정당당하게 투표행위를 통해 당론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순 한나라당총재는 이날 오찬회담에서 "경제난국 상황을 감안, 야당은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은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전제하면서도"21세기를 대비하고 경제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제식견을가진 참신한 인물이 초대총리가 되어야 한다"며 총리내정자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조순총재와 이한동(李漢東)대표가 각각 주재한 상임고문단회의와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김대통령의 김총리지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27일 성명을 통해 "오늘 회담이 김총리임명동의를 둘러싸고 김대통령의일방적인 협조 요구와 설득의 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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