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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산수유가 가녀린 꽃망울을 곧 터뜨릴 것 같았고 계곡의 맑은 물은 알맞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족단위의 등산객들은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하루를 즐겼다. 하산한 등산팀들은 막걸리.맥주로 갈증을 푸는 모습도 보였다. 7명이 지불한 '파티비용'은 2만3천원.소박하고 조촐한 보통사람들 삶의 편린을 엿보게 했다. 그런데 간이포장집을 하는 어느 아주머니는 장사가 너무 고달파 얼굴과 다리가 붓는다고 했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약을 한보따리 라면박스에 넣어두고 있었다. 남편실직으로 혼자 벌어 가족생계를 꾸려간다는 아주머니도 있고, 날품팔이 하는 남편의 벌이가 요즘 형편없어져 오후5시부터 새벽까지 계속되는 노점장사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저런 사연을 듣다 울컥하는 심정이 북받쳤다.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는IMF시대. 시작의 고통이 이렇다면 도대체 본격적인 난관은 언제 닥친다는 말인지 서민들은 알지못한다. 어디서 들었는지 아주머니들은 "5년은 간다면서요?"했다. 먹고 살기 힘든 것을 숙명인양받아들이는 듯한 그들 모습이 더욱 한잔술로 목축이는 사람들을 속으로 울게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공직사회일각은 태평연 慝太平烟月)을 구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판검사까지 돈냄새를 풍겨조사받고 있는 세월인데 공직자들의 행정서비스를 질타할 여력도 없다. 우리나라 행정서비스수준이 아시아 12개국중 11위라고하는 설문조사가 외신을 타고 들어왔다. 꼴찌 베트남바로 앞에 있다.설문조사기관은 '관료제도의 수준향상이 금융위기에 처한 아시아국가들의 상황타개에 큰 도움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게 모르게 뼈속까지 몸에 밴 고답적 관료의식, 이걸 송두리째 바꾸지않고는 '희망'이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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