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87년 남미의 에콰도르에서 지진으로 석유를 수출할 송유관이 40㎞나 대파 되었다. 그래서미국은 재빨리 송유관복구를 위한 공병대 파견을 제의했다. 그러나 좌파가 장악하고 있던에콰도르 의회는 복구능력도 없으면서 주권침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석유가 총수출의60%나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석유수출을 못하게 되니 결국 명분(주권)은 지켜 졌지만 국민들은 엄청난 경제난에 시달려야 했다. 쯠대구·경북 교육청은 IMF한파를 맞아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준답시고 소풍과 수학여행을 2년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그대신 야영수련식행사를 갖도록 한다나. 얼마전에는 외제사용금지 조치를 내려 무역분쟁의 소지를 만들더니이번에는 절약이라는 한쪽만 생각하는 명분위주의 조치를 내려놓고 있다. 쯠교육청은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준다든지 절약을 가르쳤다는 명분은 살렸을는지 모르지만 소풍과 수학여행이 갖는 호연지기를 기르고 단체행동을 통한 질서를 익힌다는등의 교육의 본질은 잃어버리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학부모의 부담만 생각한다면 소풍보다는 야영수련식 행사쪽이오히려 더 더는 것이 아닐까. 쯠국가경제를 생각해서도 그렇다. 개인차원에서 보면 절약은분명 합리적이고 미덕이다. 그러나 국가경제 전체차원에서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소비가 줄면 생산이 줄어 국가경제는 오히려 장애를 받게 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합성의오류라고 한다. 소비경제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케인즈의 경제학이 아니라도 합리적이고 건전한 소비는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지 못하다(過猶不及)는경구는 이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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