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호남 지역감정 사이버공간 달군다

'전라도를 불태워 버릴 것인가'

문화비평 웹(Web)매거진 '샨티' 봄호가 이같은 도발적인 쟁점을 내걸어 네티즌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샨티'는 시인 송재학씨(44)등 지역 젊은 문인들이 만든 인터넷 잡지. 지난 겨울 창간 이후 이번 봄호가 두번째다.

'샨티'는 지난 1일 우광훈씨(소설가·30)의 '너무나 안전한 대구'라는 글로 이 쟁점을 시작한 이후 구광본씨(소설가·34)의 '유령은 유령이다'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영호남 지역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대통령선거에서 전라도 사람들이 김대중씨에게 몰표를 준 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등 설문과 '마음껏 상상하기'로 인터넷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같은 민감한 내용이 실리자 "왜 하필 지금인가""왜 아픈 상처를 들쑤시는가""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회의론과 "김대중대통령의 탄생으로 새 시대를 맞고 있는 이때야말로 우리 사회의 최대 민감사안인 지역감정을 본격적으로 얘기할 때"라는 기획진들의 주장이 사이버공간에서맞서고 있다.

두 필자의 글은 "너무나 안전했던 대구와는 달리 그날(80년 5월18일) 광주는 부당한 권력의 폭력앞에 무너지고 있었다"며 "지역감정은 유령처럼 언제든 다시 나타날수 있으니 이 기회에 뿌리뽑자"는 것이 요지. '상상하기'에선 '전두환 전대통령이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하기 위해선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독자들의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다. 재산을 전액 광주복지기금으로 헌납하는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접속명이 최창윤인 한 독자는 "전라도 컴플렉스, 광주에 대한 원죄를 이야기하려고 하는모양인데 이슈 자체가 심판불가능한 것"이라며 "자극적인 이슈를 내걸어 조회수를 높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통렬히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기획자인 구광본씨는 "지역감정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갈등이 아니라 전라도와 지배집단과의 갈등이며 이제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된 이 시점에서 떳떳하고 총체적으로 해부해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샨티'에는 하루 50여명의 네티즌이 이 쟁점을 조회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기획보다는 적은 수치. 기획진은 "홍보가 안된 이유도 있지만 지역감정에 대해 다소 냉소적이고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샨티'(www.saenal.co.kr/~ shanti)는 오는 30일 노태맹씨(시인·38)의 글을 한번 더 올려 5월말까지 이 쟁점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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