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결식학생 특단대책 세워야

최근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 정부차원의 특단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IMF한파로 인한대량실직.도산 등으로 가계가 흔들리는 가정이 크게 늘어나면서 중식비를 지원해야할 학생들이부쩍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점심을 못싸오는 학생들을 위해 지원대상으로 파악한 중고생은 3월말 현재 1만7천5백18명에 이르며, 이는 당초 예상보다 7천2백55명이나 많은 숫자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사정은당분간 날이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올해부터 초등학교의 경우는 학교급식이 전면 실시되므로 초등학생은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시도교육청이 중식비를 지원하는 초등학생까지 합치면 학교에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학생수는 교육부의 지원대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교육부의 중식비 지원대상은 그간 감소추세를 보여왔다. 96년에는 1만2천3백81명이었으나 97년에는 1만1천8백98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영향이 심각해진 올들어서는 2월에 1만2백63명이던 것이 학기초인 3월에 새로 조사한 결과 불과 한달만에 70.6%나 늘어난 1만7천5백18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식비 지원대상 학생은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서도 구내 매점이나 식당 등에서 점심을 사먹는 학생들과는 달리 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못싸오는 학생들로 학교장이 선정해 학교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경우이다.

점심을 거르는 결식학생이 크게 늘어나자 가장 먼저 교사들이 직접 제자돕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흐뭇하다. 전국 초.중.고교와 대학 교원들의 권익단체로 25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결식학생을 돕기 위해 올해 2만원이 오른 교직수당을 활용, '결식학생 돕기 모금운동'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모금 창구를 교총및 각 시도 교련에 설치하며, 은행계좌를개설해 온라인으로 성금을 받을 움직임이다. 이 모금운동은 1단계로 올해말까지 9개월간 실시하며, 이 운동을 활성화해 앞으로 '청소년 돕기 기금'을 조성하거나 '북한 학생 돕기운동'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의 결식학생 돕기 사랑의 모금운동이 시발점이 돼 이같은 사랑의 손길이 학부모, 각종 사회단체 등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정부 차원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긴급특별조치가 따라야 마땅하리라고 본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장차 국가의 동량이 될 새싹이요, 꿈나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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