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철 입맛내기-칼국수 냉면 스파게티

비내리는 수요일, 여자친구 김성희씨(23·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에게 한송이 장미꽃을 선물한 최세형씨(26·대구시 수성구 만촌동)는 친구들이랑 동성로에 국수를 먹으러 갔다.이들이 주문한 국수는 기성세대들이 궂은날 부추전이나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즐겨 찾는 정통 칼국수가 아니라 이태리식 국수인 스파게티.

한 사람은 삶은 스파게티를 새우·다진 쇠고기·마늘·양송이·토마토와 함께 우스터소스에 버무린 새우스파게티, 또 한 친구는 1㎝ 너비로 썬 베이컨에 얇게 썬 마늘과 둥글게 썬 붉은고추를후룻가루와 함께 버터에 볶은 베이컨 스파게티, 또 다른 두 사람은 해물스파게티를 주문했다.다문다문 섞인 해물이나 양송이와 이태리 국수를 포크로 말아먹는 재미와 밥대신 빵과 친숙해진신세대들의 간편한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는 스파게티는 신세대들이 일주일에 두서너번은 찾고 있어 이제 주식으로 자리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신세대들과는 달리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여전히 칼국수나 냉면류를 즐겨 찾고 있다.차량통행이 금지되고 보행자거리로 재단장, 패션천국으로 탈바꿈한 동성로의 주도로 이면골목에는 돌냄비국수·생면·냉면·수제 칼국수집 숫자가 점차 늘어 동서양 국수류가 동성로 음식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양요리연구가 최영준씨는 "음식도 3년마다 유행을 탄다"면서 "최근에는 시실리안·베이컨·밋소스·가지·조개 스파게티 등 50여종 이상"이 개발돼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나이를 뛰어넘어 국수류가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동양면발에 서구식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풍 국수'까지 개발돼 젊은이들의 입맛에 손짓하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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