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그림없는 '새틀 경제'

*아시아모델의 실패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에 세계 최다의 외화보유국, 세계최대 채권국, 세계최고의 무역흑자국 그리고 세계최강의 제조업 경쟁력을 가진 나라 일본. 그런 나라마저 지난주 흔들거렸다. 금융자본주의의 음모라는 설도 있지만 일단은 관주도의 일본모델, 광의로는 아시아경제모델때문이라고 볼수있다.

아시아경제에서 관료주의의 병폐는 신판 일화로도 알수있다. 즉 옛날에는 한마리의 꾀꼬리를 오다 노부나가는 힘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꾀로, 도쿠가와 히데요시는 인(忍)으로 울렸었는데요즘 하시모토총리가 울리려면 경제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꼬집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경제가 죽을 쑤자 그동안 찬양받았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아시아적 가치를 비롯모든 아시아적 요소는 한꺼번에 버려야 할 악(惡)으로 규정됐다. 시장중시의 미국형 자본주의 요소만 선(善)으로 대접 받고….

94년에 이미 아시아경제의 한계론을 주장한 탓에 유명해진 MIT의 크루그먼교수는 아시아위기는시스템의 위기라고 잘라 말했고 미국연방준비제도 그린 스펀이사장도 "89년 사회주의 붕괴이후지난해는 국가의 시장개입을 옳다고 하는 아시아의 중상주의가 붕괴되었다"며 아시아모델의 사망을 선언했다.

*反論도

그러나 아시아모델에는 이상이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운용의 실패가 있을 뿐이라는 것. 싱가포르의 이광요전총리를 비롯 IBRD의 스티글리츠수석부총재 일본의 후쿠가와 덴츠총합연구소장등이그들이다.

30년대 미국의 후버대통령이 사상최악의 입법이라고 부르는 스무트·홀리관세법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려다 세계대공황을 불러온 것처럼 일본의 불황심화는 97년 하시모토의 소비세율 인상으로 국내소비가 얼어붙은 탓이고 한국의 경제위기는 YS가 구조조정시기에 정치잘한다는 소리들으려고 경기부양에 신경을 쓴 방향착오 때문이라는 예가 그것이다.

실제로 시스템 자체에는 하자가 없다는 증거도 있다. 즉 같은 아시아모델이지만 중화형(中華型)인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등은 괜찮고 일본형인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일본등은 곤욕을 치러고 있다. 중화형은 전통적으로 차입에 신중하고 단기이익을 극히 중시 하는중화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형을 받아들이더라도 아시아형의 장점을 살릴수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도 가지가지

그러나 우리로서는 IMF의 권유가 아니어도 시장경제로 나가지 않을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적 시장경제로 나간다는 새로운 틀만 정해졌지 그 안에 성공모델로 영국형을 담을 것인지 이스라엘형 또는 멕시코형을 담을 것인지 아니면 우리 독자형을 담을 것인지 뚜렷한 그림이 없다는데있다.

다만 어설프게나마 노동시장만 그려져 있고 영국형으로 한다는 정부개혁은 스케치만 돼있을 뿐이다. 준비된 대통령에 준비 안된 정부 탓일까. 노동시장외는 금융개혁도 재벌개혁도 어렴풋이 잡히기는 하나 도대체 무엇인지 정확하지가 않다. 그리고 개혁방침들이 자주 바뀌기도 한다. 세계표준에 대한 명확한 대응책 제시도 없다. 부처 이기주의에다 부처 한건주의가 뒤섞인 때문이다.또 경제개혁이 효과를 거두려면 이를 뒷받쳐 줄 정치도 교육도 사회도 개혁되어야 한다. 정경유착의 폐해는 물론 그동안 구조조정이 각종 시대에 맞지않는 각종 세법이 막아온 것을 보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수 있고 미국 GNP의 16%가 에디슨의 발명품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면 교육과 사회의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수 있다. 개혁도 예측 가능하게 할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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