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은 3년9개월여만에 열리는 남북한 당국자간 회담인데다 새정부의 전향적인 대북교류협력 조치에 뒤이은 북한측의 제의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통일부차관은 9일 "이번 남북차관급 회담은 비료회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전망했다. 정차관은 "북한도 대남통지문에서 비료문제뿐 아니라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비료회담으로 끝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차관은 "비료만으로 끝낼 거라면 북측이 굳이 5명씩이나 대표단을 구성하자고 제의했겠느냐"고반문했다. 그간의 당국자간 회담에서 북측이 총리 및 부총리급은 9~7명, 장차관급 5명, 실무자급3명내외의 대표단을 구성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날 저녁 강인덕(康仁德)통일,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과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측의 비료지원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관계 개선과 연계하기로 했다.
북측이 전화통지문에서 이번 회담의 의제를 '상호관심사'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비료지원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우리측은 남북관계 개선문제를 앞에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이번 회담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정차관도 "첫회담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남북대화는 상대가 있는 길고 지루한 회담인만큼 인내심을 갖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내심 이번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측이 먼저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데다 지난 8일 평양방송도 김일성(金日成)전주석이 생전에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고 북한의 최대명절인 김전주석의 생일(15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물론 이번 회담에서 남북한은 우선 의제인 비료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20만t의 비료를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얻어 내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측은최고당국자간 특사교환과 이산가족문제 해결, 남북기본합의서 실천방안 등을 주의제로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남북당국자간 대화채널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우리측은 여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회담은 결국 남북관계 정상화라는 씨름의 샅바잡기가 될 공산이 크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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