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원작 번역 흑설공주

고전동화는 편견과 차별로 가득하다.

못 생긴 이복동생은 성질도 못됐고 계모는 항상 악녀다. 아름다운 공주도 왕자가 나타나기전까지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무능력자다. 공주는 '왕자님'이라고 부르는데 왕자는 꼭 '공주'라고 반말한다.

과연 동화의 이러한 편견을 아이들에게 얘기해 줘야 하나. 편견과 차별을 넘는 동화 패러디'흑설공주'(뜨인돌 펴냄)가 나와 화제다. 이 책은 지난 96년 미국의 하퍼 콜린스사가 펴낸 '여성주의 옛날얘기 모음집'(Femintst Fairy Tales)에 수록된 28편의 작품중에서 동화를 위주로 한 14편을 묶은 것이다.

'백설공주'를 패러디한 '흑설공주'에서 왕비는 원작과는 달리 현명한 인물로 재조명됐다. 흑설공주가 자신보다 아름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둘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신하의 간계로부터흑설공주를 구출해 낼뿐만 아니라 공주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나선다. '벌거벗은 임금님'을재구성한 '벌거벗은 여왕님'에서 여왕은 "우리가 얼마나 삶에 대한 유머감각이 없는지 깨닫게 해주었다"며 자신을 속인 재단사를 용서하고 큰 상을 내린다.

또 '못난이와 야수'에서도 주인공들은 작품이 끝날때까지 그대로 '못난이'와 '야수'로 남아잘생긴 사람들이 자기도취 때문에 스스로를 망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저자인바바라 G 워커는 미의 잣대로 여성을 가늠하는 행위는 어리석은 남성들의 아이디어라고 단정하고 멋진 왕자님의 곁을 떠나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페미니즘의 세계로 오라고 손짓하고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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