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취임후 첫 지역 나들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30일 취임후 첫 지역나들이로 대구.경북지역에 내려온데 대해 정가는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이 곳은 김대통령에게는 특별한 지역이다.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출신지인데다 지난 대선때도 드러났듯 오랜 정치역정 기간내내 반대쪽에 섰으며 보수층과 경제개발세력의 거점지 역할을 했다. 그래서 대통령이란 대망을 달성하고 나서는 이지역에서 인정을 받고 싶은 보상심리가 있다는 말도 들린다.

취임후 이 곳에 대한 애정표시는 남다르게 비쳐지기도 했다. 이미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의 위상을 높여준 바 있고 장관인사때도 일정지분을 할애했다. 정가일각에서는 거대한 영남권의 두 축중에서 PK를 버리면서까지 TK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얼마전에는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과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정책위의장, 유종근(柳鍾根)대통령경제고문 등 여권 핵심인사들을 이 지역에 투입, 지역현안을 청취하는 열의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TK지역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차기정권을 이 지역에 넘기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수성(李壽成)전총리의 발탁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TK공략이면에는 호남, 충청연합구도만으로 국정을 운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인식도 작용했음직 하다. 게다가 정계개편의 큰 그림과 5년후 재집권 달성을 위해서도 TK지역은 중요한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환란의 총책임자로 내몰리면서민주계와의 대연정은 명분에서 약해졌다.

다만 지역주민들과 한나라당 지역인사들이 이같은 TK접근노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궁금하다. 근래 여론은 인사편중과 국정혼선이 겹쳐지면서 다소 비판적 기류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은 여권의 정성만큼은 결실이 없는 편이다.

지역에서는 "김대통령이 여기서 인정받는 길은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뿐"이라며 요란스런TK접근론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가는 지방선거에서 TK민심의 1차향방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면서 그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 김대통령이 퇴임할때쯤 이 지역에서 어떤 평가를 내릴지 벌써부터 자못 궁금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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