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장기복합불황으로 가는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3월중 가동률이 65.2%로 85년 통계청이 지수를 작성한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그리고 내년경제를 예고하는 산업설비투자도 작년동기에 비해 36.7%가 줄었다. 또한 내수경기를 가늠할 내수용소비재 출하액도 21.7% 감소해 이 역시 85년 통계작성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어느관리의 지적처럼 좋은 구석도 없고 좋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는 경제이다. 이렇게 지수로만 본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드디어 장기복합불황이 시작되었다고 볼수도 있다.설비투자규모로 미루어 이미 내년 경기도 좋아질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3월까지 107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수출이 경기를 일으킬 효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여기에도 수출단가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채산성이 극도로 나빠져 어느정도 구실을 할지도 의문이 가는 실정이다.

또한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도 대체로 2000년후에나 우리경제가 IMF전 수준으로 회복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도 중국의 위안(元)화가 안정되고 일본은행들의 부실채권정리가 원만히진행되는 위에 노사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경제기반의 붕괴에도 손을 쓰지 못하는 데 있다. 그것은 IMF와의 협의로 인해 긴축기조를 통한 구조조정이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논리상으로는 대체로 맞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구조조정을 단기간에 끝내고 경기회복에 나서는 길외에는 달리 방법이없다. 그리고 이에 맞춘 장기 경제재건계획을 세워 그에 따라 착실히 새로이 시작하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아직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정리되어있지 못하다. 가령 기업의 구조조정을 먼저 할 것인가 아니면 금융의 개혁을 먼저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없다. 그리고 경제운용을 구조조정에 무게를 둘 것인가 아니면 실업대책에 무게를 둘 것인가에 대해서도 정리되어 있지 못하다.

사실은 이러한 무대책이 더욱 우리 경제의 앞날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저 1년반만 지나면 우리경제는 회복된다는 막연한 희망만 제시해서는 안된다. 보다 구체적인 대안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이미 고난을 거쳐 경제를 회생시킨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일단국민에게는 가능성이 있는 희망이 제시되어야 고통을 참을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는 우리경제의 유일한 대안인 수출을 위해 모두가 나서는 길외에는달리 방법이 없다. 수출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장애를 없애는데 행정의 힘이 쏟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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