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 향토가 낳은 근대 시(詩)·서(書)·화(畵)의 대가 석재(石齋) 서병오(徐丙五·1862~1935)의작품세계를 집대성하는 유작집인 삼절집(三絶集)이 그가 타계한지 63년만에 처음으로 출간된다.
지난 87년 삼절집 발간추진위원회가 발족, 88년 3월경 발간예정으로 추진했으나 당시 추진위원장이었던 심석 정원영(당시 영남의료원장)과 천석 박근술이 잇따라 작고한데다 자금난등이 겹쳐 중단됐다가 우여곡절끝에 11년만에 햇빛을 보게돼 지역 문화계에 한층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간에는 11년전 구성된 석재삼절집 발간추진위원회가 그대로 이어졌다. 위원장엔 고(故) 정원영, 부위원장 서복규(석재의 아들)를 비롯 고(故)박근술과 동강 조수호(전 서울교육대교수·서예가)·수촌 서경보(전 영남대교수·서예가)·산정 서세옥(전 서울대교수·한국화가)·김태정(대구예술대교수·서예평론가)·서창교,김항회씨(대구화랑대표) 등 모두 9명.발간추진위원들이 전국의 소장가들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아 마침내 책으로 엮어지는 시·서·화 3집에는 석재애호가들이 소장하고 있는 서화 8백여점을 촬영한 것중 6백여점과 4백30여수의 한시, 30여개의 인장(印章), 10여장의 간찰(簡札:편지)등과 함께 집필위원들이 쓴석재 시·서·화에 대한 논문 3편이 실린다. 또한 석재로부터 한시와 의술을 배운 이원세옹(94·부산거주), 석재와 교분이 깊었던 구룡산인 김용진(작고) 등 6명의 회고담과 증언도 들어간다.
논문은 故 박근술이 유작집 발간을 위해 생전에 써놓은 '석재 생애와 문인화연구'를 비롯서경보씨가 '석재시문학연구', 김태정씨가 '석재서예와 예술정신'을 집필했고, 서화작품 선정은 서세옥·조수호씨가 맡았다. 오는 6월말경 서울의 이화문화출판사에서 국배판크기로초판 2천부를 출간할 계획.
발간실무를 맡은 김항회씨는 "한국근대 시·서·화에 굵은 획을 그은 석재의 유작집이 여태빛을 보지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늦게나마 유작집이 출간됨으로써 바닥을 모를만큼깊고 넓은 석재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의미부여를했다.
석재는 대구의 갑부 서상민(徐相敏)의 아들로 태어나 영천 신령군수를 거쳐 1898년 중국에유학, 당시 중국에서 유폐생활을 하던 대원군과 망명생활을 하던 민영익, 근대중국의 명서화가 蒲華 등과 교우했으며 1905년 귀국후엔 초대선전(鮮展) 심사위원을 지냈다. 1923년엔 교남시서화(矯南詩書畵)연구회를 조직, 향토문화계의 선구자로 많은 후진을 길렀다. 시·서·화외에도 가야금·의술·바둑·장기·언변 등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 8능(能)으로 불리기도했던 석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창적인 기개와 예술혼이 넘치는 작품들을 다수 남겨놓고 1935년 75세로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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