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지사 후보 지상토론회-이의근지사

매일신문사가 기획한 경북지사후보 지상토론회에 첫 주자로 나선 이의근(李義根)지사는 지난 3년간의 도정 업적을 내세우며 재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13일 오후4시 본사 제2회의실에서 1시간여 진행된 대담을 통해 이지사는 민선 1기를 거치며경북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며 상대 후보측의 '거품행정론'을 조목조목 논박했다.-경북도정에 당면한 현안 5개를 우선 순위별로 들고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해 보시죠.

▲첫째, 경제지반이 취약합니다. 우선 구조면에서 1차산업이 34%를 차지하고 있고 중소기업도 전체 제조업체의 98%를 넘습니다. 이같은 구조적 낙후성 때문에 지역경제가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농업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선 복합농업을 이뤄내야 하고 중소기업을 수출 촉진산업,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꿔야 합니다.

둘째, 개발에서 낙후된 지역이 많아요. 균형개발이 과제인데 지금 동부연안, 북부, 중서부내륙, 남부도시권 등 4대 권역으로 구분해 체계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 21세기 문화.환경의 시대를 맞아 친문화적, 친환경적 지역개발이 과제입니다. 신라, 가야, 안동문화권 등 3대 문화를 계승 창조할 방침입니다.

넷째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이며 다섯째는기술도정, 정보도정 , 세계화도정을 추구하는 과제입니다.

-도지사 후보 두분이 학.경력에서 비슷한 면이 많은데 다시 격돌하게 됐습니다. 선.후배로서개인관계는 좋다고 들었습니다. 상대후보를 한번 평가해보시죠.

▲(난처하다는 듯 손을 비비며) 이판석(李判石)전지사와는 학교와 공직 선.후배로 아주 친한사이인데요, 선거때문에 두번이나 대결하니 이것도 운명인가 싶습니다. 단점을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구태여 비판해보라면 아집이 다소 강한 면이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경력을 따져보면 겉으로는 비슷하지만 속내로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이판석 전지사와는 달리 청와대라는 최고 통치부에서 세 번이나 근무했어요. 박정희전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때 새마을시정 등을 맡았었지요. 국보위 시절에도 파견근무를했더랬어요.

통치차원에서 국가전체를 조감하는 기회를 가졌던 것은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도청이전 문제인데요, 공약 여부를 떠나 우선 총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보시죠.▲도청을 옮기려면 지사가 후보지를 선정한 뒤 법적 절차로 의회의 과반수 찬성과 중앙정부의 승인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이런 절차를 이뤄 낼 토대없이 섣불리 후보지를 발표했다가는 지역이 사분오열되는 위기만 부르게 됩니다.

저는 지난 3년을 통해 재선되면 이 문제를 반드시 임기내에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적당한 후보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축적돼 있죠, 어떻게 하면 도민들을 설득할 수있는 지에 대한 노하우도 쌓았습니다. 도의원 수도 줄어들어 과반수 통과도 쉬워졌습니다.이제는 어느 누구보다 후보지를 정해 실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자부합니다.-그러나 어쨌든 도청이전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선 도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작정입니까.

▲도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지사로서 무작정 공약이행만을 앞세울 수는 없었습니다.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그게 도민에 더 유익한 것이라면 비난을 달게 받는게 지사의 할바라고 생각합니다. 전남이 이같은 잘못을 저질렀잖아요. 도지사가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아무도 승복하지 않아 도의회의 찬성을 얻기는 커녕 안건 상정조차 못했어요.

지금까지 경북에서도 6개 지역이 유치전에 나서고 있어 현실적으로 도의회의 과반수 찬성이불가능하며 도민 갈등만 부추길 뿐입니다.

사족이지만 이판석 전지사는 재임당시 후보지 선정이 엄연한 지사 권한인데도 이를 도의회에 넘겼어요. 골치아픈 문제겠지만 분명히 책임회피입니다.

-지난 3년간은 여당소속으로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제 야당후보로 변신했습니다. 야당후보로 당선돼도 도정에 차질이 없겠습니까.

▲도정은 행정기능이 더 많습니다. 소속정당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관건이지요.지난 3년간 제가 어느 광역단체장보다 많은 국비를 따왔지만 여당이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치밀하게 작성한 개발계획서를 낸 뒤 중앙정부 인맥을 동원한 결과죠.

이번 김대중대통령 정부에서도 이미 특별교부세 등으로 모두 1백10억원의 지원 약속을 받았는데 여야를 차별했다면 이런 지원이 가능했겠습니까.

-향후 정치권이 어떻게 개편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상황에 따라 여당으로 당적이 바뀔 가능성은 또 없습니까.

▲이번 선거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할 것입니다. 정당선택 역시 도민 뜻에 반하는 선택은 안하겠습니다.

-경주문화엑스포는 참신한 발상에도 불구하고 졸속 준비로 집안잔치가 될 공산이 큽니다.수지면에서도 행사진행비 등 지출 4백억원에 예상수입은 2백억원에 그쳐 2백억원이란 적자잔치가 될 전망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합당한 사업일까요.

▲문화를 수지 타산만 따져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문화엑스포는 경북지역 문화관광자원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관광사업의 장래에 대한 엄청난투자입니다. 일본도 문화정책에는 꽤나 신경쓰는데 이 행사를 우리에게 뺏긴 데 대해 아쉬워하더군요.

투자비용은 3백74억원 정도인데요, 내국인 관광객만 3백만명 정도 예상돼 2백50억원의 수입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 경우 적자가 1백24억원인데 10만명 정도로 예상되는 외국인 관광객 수입까지 감안하면 큰 손해는 없을겁니다.

-경주문화엑스포는 대외홍보가 대회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을 불과 한달전에 했어요. 결국 집안 홍보에만 매달리고 정작 중요한 대외홍보는 뒷전으로 밀려났는데.

▲솔직히 인터넷 문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외홍보는 우리도 무척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대사관과 대한무역진흥공사 등에 홍보책자를 다 보냈어요.

특히 6월부터 삼개월간 정부차원의 지원을 받아 집중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입니다.-작년 달구벌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포항-삼척간 동해중부선 철도개설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중앙부처 소관의 대형 국책사업을 지사가 약속하는 것이 합당합니까. 부풀리기 행정이란 비판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따지고 보면 지사 공약사업의 대부분은 정부가 할 일입니다. 문제는 지역개발에 대한 지사의 의지입니다. 정부에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예산을 따오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동해중부선은 아주 중요한 사업입니다. 제가 중요성을 제기해서 중앙정부가 2억원을 들여타당성을 조사한 끝에 필요하다고 결론냈어요. 지금 추진되고 있습니다.

(약간 톤을 높여) 저에게 거품행정을 편다고 하는데 행정에서는 목표와 비전 제시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 안주뿐입니다. 목표를 제기하고 추구하는 것을 갖고 거품이다, 부풀리기다 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지난 3년간 현장행정을 내세워 시.군단위의 소소한 모임에까지 참석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해왔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단호하게) 그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지적입니다. 민선 도지사는 도민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경북은 워낙 넓어 자주 간다해도 1년에 몇번 못 가는데 그래도 많은 단체, 도민들이 도지사 안 온다고 원망많이 들었습니다.

또 일 안하고 돌아다니면 몰라도 할 일 다하고 가는데 무엇이 나쁩니까.

하루 5시간밖에 안 자고 3년내내 하루도 안 쉬고 일했는데.... 선거운동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게 못할 것입니다.

무추진에 있어 우유부단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던데요.

▲절대로 우유부단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언론이나 연구기관의 평가에서 경북이 최우수 광역지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우유부단했다면 이런 일 할 수 없죠.

◇진행=崔昌國정치1부장

◇정리=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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