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졸속이라도 좋으니 개혁의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한 16일 국무회의는 2시간반이라는 회의시간, 김대통령의 회의진행 방식,김대통령의 개혁촉구 발언내용과 어조등 여러면에서 이례적인 회의였다.
국무회의 내용을 발표한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은 브리핑실에 들어서자마자 "심각한말씀이 있었다"는 말로 회의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음을 알렸다.
김대통령은 평소 일반 안건 처리때 의안보고를 듣고만 있었으나 이날은 각 의안마다 관계부처 장관에게 의안관련 업무내용을 '꼬치꼬치' 묻고 현황에 대해서도 질문, 국무위원들을긴장시켰다.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장관들이 이제 취임 3개월을 넘긴 만큼 얼마나 부처를 장악하고업무를 파악했으며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지 챙기는 모습이었다"며 "분위기가 상당히엄숙했다"고 전했다.
산업자원부 소관 98년도 수출보험계약체결한도조정안 처리때 김대통령은 박태영(朴泰榮)장관에게 현재의 수출입 현황과 전망을 물었다.
김대통령은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에겐 실업대책기금 9조6천억원의 항목별 내역을 물은뒤 "돈이 있는데 왜 아직까지 2조원만 집행될 정도로 대책을 못세우느냐"고 질책했다가"실업자가 발생해야 지급되기때문에 하반기에 더 많이 집행될 것"이라는 이장관의 답변에수긍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또 김성훈(金成勳)농림장관이 농촌일손돕기 운동을 설명하면서 "서울역 노숙자3천8백명중 46명만 응했다"고 보고하자 실업자들의 자구노력과 관련한 정신문제를 지적하면서 "노숙자에 대해 무조건 온정주의로만 나가선 안된다"며 김모임(金慕妊)보건복지장관에게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박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엄숙했던 것만은 아니고, 김대통령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소떼 방북에 대해 "5백두 가운데 1백50두는 임신했다니 실제로는 6백50두가 가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국무회의 결과 발표 후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의 개각 관련 발언에 관한 질문에 "개혁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장관들을 독려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개각론이 다시 대두할 것을 경계했다.
박대변인은 당초 이날 회의에서 김대통령의 '상당한 질책'이 있었다고 말했으나 개각 가능성쪽으로 질문이 이어지자 "김대통령은 질책한 게 아니라 개혁의 방향은 잡았는데 왜 구체적인 실천이 되지 않느냐며 빨리 하라는 뜻이었다"고 고쳐 말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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