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괴물 '고질라' 한반도 상륙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고질라'(Godzilla)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26일 화려한 전야제를시작으로 전국 50여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 '고질라'는 과연 미국에서의 부진을 딛고 '타이타닉'의 최고 흥행기록을 깰수 있을 것인가.

제작사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의 입장은 자신만만하다. 일본의 '고질라' 시리즈에서 영감을얻은 동양풍 소재의 초대작 SF물이니만큼 아시아에서의 흥행은 자신있다고 큰소리를 치고있다.

지금껏 인류가 실제로, 혹은 영상속에서 만났던 동물중 가장 큰 괴수 '고질라'. 이구아나와티라노사우르스, 용 등이 뒤섞인 이 괴물은 실제 모습이 철저한 비밀에 붙여진채 '크기'가중요하다는 선전문구를 내걸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다. 대우 경차 마티즈 광고에 나타나거대한 발로 마티즈를 밟는가하면 지역 최초로 버스를 이용한 '달리는 광고'를 벌이기도 했다.

뉴욕의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는 파괴자 '고질라'는 핵실험에 따른 유전자변이로 태어난 변종. 길이 1백21m, 꼬리 78m, 아가리 9m, 대형버스 크기만한 발과 눈.... 상상을 초월하는 이괴물은 최고의 인류문명을 구가하는 뉴욕시가지를 초토화시킨다. 인간의 빗나간 과학문명의이기와 죄악을 단죄하는 상징물로 재창조된 것.

남태평양 폴리네시아군도에서 프랑스가 핵실험을 강행한지 얼마뒤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일본 원양어선이 거대한 괴물의 습격을 받아 침몰한다. 뉴욕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고질라를저지하기 위해 군대와 탱크가 출동하지만 역부족. 생물학자 닉 타토풀로스 박사(매튜 브로데릭)는 고질라가 무성(無性)생식으로 한꺼번에 수백개의 알을 품는다는 사실을 발견, 프랑스 정보요원 필립 로치(장 르노)와 함께 고질라의 알을 찾기 위한 수색작전에 나선다.'인디펜던스 데이'의 제작군단(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이 1억7천만달러를 들인 '고질라'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 야간촬영으로도 유명하다. 거대한 위용의 '고질라'가 뉴욕시가지를 질주하는 효과를 내기위해 오후8시부터 다음날 새벽6시까지 뉴욕시가지는 촬영진과 대규모 군대병력, 동원된 군중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IMF시대의 아까운 외화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졌던 '타이타닉'에 이어 '고질라'는 또한번 직배사의 횡포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흥행성적과 관계없이 영화를8주간 장기 상영할 것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여론이 나빠지자 한걸음 후퇴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

이제 '고질라'의 뚜껑은 활짝 열렸다. 지난 5월 미국내 7천4백여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돼 단일영화로 최다 영화관 개봉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나 개봉 3주간 미국에서 1억1천만달러를 버는데 그친 '고질라'. '3주짜리 영화에 불과하다'는 미국 언론의 평이 과연 한국에서는 어떤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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