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근래에 들어 대구·경북의 정치권에 구심점이 없어 앞으로 이 지역의 낙후(落後)가 가속화되리란 말을 흔히 듣게된다. 물론 이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않거나 경우에 따라 불쾌감을 느끼는 인사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경력으로 보면 국회의장을 지낸 정치인이 2명이나 되고 여당대표를 지냈거나 정권의 2인자와 같은 실세로 권력을 누렸던 정치인도 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못하고 있는 것은 화려한 경력 못잖게 지우기 어려운흠을 지닌 까닭이 아닐까. 그런 경력의 정치인 가운데 자민련의 박준규(朴浚圭)의원이 김대중대통령에의해 국회의장에 추천됐다는 소식이다. 국민회의쪽에선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호남인만큼 국회의장은 영남권출신이 되는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뜻의 배경설명이 있었다는것이다. 9선으로 원내 최다선의 영남인인 박의원이 적임이란 말이다. 그러나 이미 국회의장을 연임했던 경력까지 가진 박의원이 능력이 모자라 다시 국회의장을 하지못할 이유야 없겠지만 그렇게 쉽사리 선출되지않을 전망이다. 야당의 반대는 처음부더 예상된 것이지만 반대사유가운데 듣기 거북한 내용들이 들어있어 지역원로정치인의 자존심 손상은 물론 지역민의 명예에까지 상처를 주지않을지 모르겠다. "임기중에 축재문제로 물러난 사람이 어떻게입법부 수장을 할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그를 뽑아준 지역민의 가슴을 친다. 자민련 내부에서도 김종필총리서리 인준문제와 한나라당에 국회의장양보를 빅딜한다는 입장이 공공연히거론되고있는 것을 보면 박의원의 의장 카드는 당략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으로 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길러낸 9선 박의원의 이번 의장문제결말에 따라 지역유권자와 박의원 정치인생의 성패를 가름해볼 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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