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 정기후원사업 시작

언젠가부터 찾아온 만성 두통과 빈혈로 하루에도 몇번씩 주저 앉는 정영은씨(36·여·가명).그러나 정씨에게 이정도 아픔은 사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아들과 여중생 딸. 아비 없는자식이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죽을 힘을 다해왔지만 정씨는 모든 걸 뿌리친채 도망가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실직한지 4달째. 통닭이 먹고 싶다는 막내아들의 투정에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을 흘려야 했다.

기는가 싶더니 이제는 마냥 재롱을 떠는 7개월짜리 아들. 김명순씨(20·여·가명)는 요즘 피붙이가 어떤 것인가를 가슴 저리게 느낀다. 3살 터울의 언니와 함께 고아원에서 자란 김씨.비록 미혼모라는 딱지를 붙이고 평생을 살아갈지도 모르지만 아들 녀석에게만은 엄마의 정을 흠뻑 담아주고 싶다. 하지만 20살의 엄마 노릇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이제 바닥을 드러낸 분유통. 슈퍼에서 분유를 훔친 한 가장의 이야기가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하지만 정씨와 김씨 가족은 실로 몇달만에 가슴 설레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매일신문사와가정복지회가 위기 가정을 위해 펼치는 '기쁜날 이웃 사랑'의 정기 수혜 가정이 된 것. 비록매달 10여만원 정도의 액수지만 이들 가족에게는 그동안 미뤄온 몇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수있는 돈이다.

대구·경북 지역내 위기 가정을 살리기 위해 지난달 중순 시작한 '기쁜날 이웃 사랑 캠페인'이 하루하루 결실을 맺고 있다. 병마로 고통받는 4가구에 1천여만원의 치료비가 전달된데이어 정씨 가족등 20가구에 대한 정기 후원사업이 시작된 것. 연말까지 수혜 가정을 2백가구로 확대하고 기금 증가폭에 따라 후원 대상 가정을 늘려갈 예정이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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