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2시 경산시 경상병원 영안실. 베트남 출신 근로자 브티엔(24·여)의 시신이 사망후 8일만에 화장터로 향하는 순간, 베트남 출신 동료 10여명이 나지막이 통곡하고 있었다.브티엔은 지난 13일 1천만원 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해 고국에서의 빚독촉으로 괴로워하다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한국에 같이 나와있는 가족과 동료들이 회사측에 체불 임금과 장례비 등을 요구하며 그동안 장례를 거부해왔었다.
'코리안 드림'이 무너지면서 브티엔처럼 한줌 재로 변한 채, 또는 밀린 임금을 포기한 채 한국을 빠져나가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말 1만2천여명에 달했던 대구·경북지역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5천여명이 올해 출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 근로자로 등록되지 않은 불법체류자 1천2백여명도 한국을 빠져나갔다는 것.
이들이 한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체불. 장례식장에 온 팜푸빈(30)은 "다음달 10일베트남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해놨다"며 "사장이 이달 말까지 밀린 임금을 주기로 한 약속을 안 지키면 빈 손으로 가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브티엔의 여동생 브티무는 "한국에 오려고 빚까지 내 1인당 4천달러씩 브로커에게 줬었다"며 "아직 빚을 못 갚았지만 더이상 한국에 있을 수가 없어 출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경실련 외국인노동자센터에 임금체불을 고발해온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60여명.외국인노동자센터 김태환 소장은 "일부 기업주들이 불법체류 중이거나 한국 사정에 어두운외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고의적인 체불 행위는 물론, 임금으로 준 돈을 다시 빌려쓰고 갚지 않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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