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경성그룹 특혜대출 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이 대부분 여권소속인 것으로 드러나자 "근거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면서도 당혹스런 분위기속에 연일 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거명된 의원들의 반응에선 양당간에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국민회의측이 대부분"경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등 극구 부인하고 있는 반면 자민련측 일부는"대출부탁을 받은 적은 있으나 돈을 받지는 않았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성그룹이 자민련의 텃밭인 대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이 더욱 쏠리지 않을 수 없는상황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1일 오전 서울 중앙당사와 국회에서 간부회의와 양당 8인협의회 등을잇따라 갖고 대책논의를 거듭했다.
양당은 특히 한나라당의 명단 공개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불과 나흘 앞두고 이뤄졌다는점에서 투표에 앞서 여권분열을 부추기면서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이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허위사실을 공당의 대변인이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발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힌데서도엿보인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한나라당 김철(金哲)대변인의 명단 공개는 묵과할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한 뒤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그러면서도 여권은 이번 명단공개가 자칫 현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비난여론을 고조시킬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특히 정치권이 온갖 비리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사정방침은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은 것이다.거명된 국민회의 인사들중 김봉호의원은 "혐의가 드러나면 의원직을 내놓겠다", 안동선(安東善)의원은 "경성그룹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등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자민련측에선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가 "지역언론의 부탁이 있어 은행에 전화를 걸어 알아서 판단하라고 말했을 뿐 금품수수는 없었다"등으로 해명하고 있다.
〈徐奉大기자〉
◇한나라
한나라당이 30일 경성그룹 특혜대출과 관련해 자체 파악한 관련자 명단이라며 정치권인사12명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각종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막연하게 공방전만 벌이던 전례에비춰볼 때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각종 성명이나 논평을 발표하며 말싸움을 하던 공세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초강수(超强手)임에 틀림없다. 공당의 대변인이 확실한 근거도 밝히지 않은 채 여야는 다르지만 동료의원들의 이름을 비리와 연루돼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김철(金哲)대변인과 명단공개 문제를 상의한 이강두(李康斗)총재비서실장은 공개배경과 관련, "이런 일이 있으면 검찰이 으례 우리 당만 관련이 있는 것처럼 흘려 표적수사를 해오지않았느냐"며 "이번에는 여당만 관련돼 있는데 야당이 한 것처럼 국민이 오해를 할까봐 공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단순히 오해의 시선을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의 성격을 넘어서는 차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사정분위기가 팽배하고 그 칼날이 한나라당을 향해 자꾸만 겨눠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대대적 반격이라는 것이다.
기아 김선홍리스트, 이신행리스트, 청구 장수홍리스트 등 각종 리스트만 나오면 소속 중진들의 이름이'약방의 감초'처럼 거론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소속 인사가 없음을확인하고는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치권내 일대 파란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한나라당이 이처럼 실명을 공개한 것은 파문이 확산될수록 손해보는 쪽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여권이라는 계산도 작용했을 법하다.더구나 최근 여권에서 빚어지고 있는 각종 오류와 실책 등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해지고있다는 요소도 한나라당 강공의 배경이 됐을 법하다. 마치 문민정부 초기 김영삼(金泳三)정권이 맞았던 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한나라당의 강공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李東寬기자〉
◇경성은 어떤회사
특혜대출 비리의혹으로 이목이 쏠린 경성그룹은 대전에서 중앙상호신용금고를 운영, 축재한이재길회장이 지난 84년 자본금 1백11억5천만원으로 그룹의 모기업인 (주)경성건설을 설립하면서 아파트사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그후 볼링장,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 계열사를 11개나 갖게 됐으며 지난 96년엔 대전지역의 한 신문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5년 대전 둔산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신축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게 됐으며 결국 계열사인 중앙상호신용금고로부터 5백여억원을불법대출받다가 이 사실이 재경원에 적발됐다.
이처럼 중앙상호신용금고를 사금고화해 오면서 모두 1천여억원을 대출하게 됐으며 자금난에몰리게 되자 이를 갚기위해 한국부동산신탁에 집중 로비를 펼쳤다.
또한 이회장의 동생인 이재학사장은 올해초 한국부동산신탁 이재국사장의 퇴임이 확실해지자 부동산신탁의 모회사인 한국감정원의 원장 자리에 본인이 아는 사람을 취임시키기 위해로비 자금조로 2천만원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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