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이런사람 돕습니다

다음달이면 5평짜리 단칸방 사글세 기간이 끝나는 한은미씨(43.가명).

중학교 2학년 딸아이와 초등학교 6학년 막내 아들과 함께 이삿짐을 싸야한다. 하지만 한씨는 갈곳이 없다. 2만~3만원의 수입으로 세식구가 일주일을 겨우 살아가는 처지에 월세방조차 생각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모자가정들에 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사회단체에 연락을 해봤지만 대기자가 많아 내년이나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변의 권유로영구임대 아파트도 알아봤지만 입주 보증금이 1백80만원이라는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이제 한씨에게 남은 것은 깊은 절망 뿐.

"5년전 암으로 투병하던 남편이 수천만원의 빚만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떠난 뒤 파출부, 화장품 외판원, 행상등 갖은 일을 했지만 빚만 늘었다"는 한씨는 "남편 병수발 때 얻은 허리병이 도져 요즘은 힘든 일은 할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연체된 의료보험료 때문에 병원조차 가지 못한다는 한씨는 두아이 생각에 이를악물고 지난달부터 휴일이면 팔공산 수태골에 올라 삶은 옥수수를 팔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2만~3 만원으로 한씨 가족은 일주일을 살아가야 한다.

매일 밤 아이들이 잠든 뒤 혼자 눈물로 설움을 삼키다 몇번씩이나 새벽을 맞았다는 한씨.사회복지학을 전공해 고아원 원장이 되겠다는 딸아이와 다음달 방을 비워야 한다는 소리에다른 곳으로 전학가기 싫다며 생떼를 쓰는 막내 아들. 아직 절망을 맞이하기엔 한씨 앞에놓여진 일들이 너무 많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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