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바뀌었다.
옷을 벗기던 바람이 이제 몸을 점점 식히며 더위의 숨을 옥죄고 있다.
이렇게 떠날 것을, 이렇게 달을 바랄 것을, 그러나 팔월(八月)의 고통은 바람이 바뀌어도 계절이 변해도 쉬이 끝날것 같지 않다.
삶이 상처받았을때 자연과 인간은 치유능력과 방법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다. 나무나 풀을 살펴보면 아무리 큰 상처를 입더라도 뿌리가 살아있고, 뿌리가 숨쉴 수 있는 가지나 잎새 한 줄기만 온전하면 살아남는다. 작은 가지 하나에 온몸을 기대어 서 있는 고목을 보면본받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사람은 움직여야만 살 수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으면 사람에게 기대어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 사람이 주는 고통도 자연이 주는 고통도 결국사람에게 의지해서 견뎌내야 한다.
불가에서는 함께 진리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을 도반(道伴)이라고 한다. 도반은 너와 나는 함께 고통받는 동반자라는 인식위에서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도반은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벗, 즉 고반(苦伴)의 다름 아니다.
뭇 생명을 도(道)의 문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고(苦)의 길을 함께 걸어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지구촌을 휘감은 팔월의 상처는 국지적 상처가 아니라 우주적 상처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덤성덤성한 몇몇 지역들의 재해가 아니라 우주 전체의 재난의 시작을 경고하는살아있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다른 계절을 향하는 가득한 섭리적 기운위에서 우리는 사람과 나무와 물과 바람이 하나가 되는 고운 관계의 정립적 질서를 떠올리며 저마다의삶들을 새롭게 추스려가야 할 것이다.
이제 바뀐 바람은 또다른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그때는 모두 도반(道伴)으로 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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