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신 르네상스'

올 하반기 한국영화는 더욱 다양해진 장르와 소재로 관객의 기호를 맞추며 선전할 것으로기대된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블록버스터(흥행대작)의 대두.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10억~15억원을 훨씬 웃도는 20억~30억원의 거대자본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 실전을 방불케하는 현란한 액션 등을 총동원한 한국형 대작들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다.

20억5천만원(마케팅비 포함)이라는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퇴마록'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제작중인 영화는 '건축무한각면체의 비밀'(유상욱 감독), '쉬리'(강제규 감독)등.

오는 12월 개봉 예정으로 약70%의 촬영이 완료된 '건축…'(김태우 신은경 이민우 주연)은20억원의 제작비(마케팅비 제외)를 투입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천재 시인 이상이 쓴 동명의 시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가는 내용으로 높이 12m, 직경 14m의 세트장 건설과 건축물 붕괴장면을 위한 컴퓨터 그래픽에만 12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내년 2월 개봉 예정으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 정보 요원과 북한 특수부대 요원들의추격전을 담아내는 '쉬리'(한석규 송강호 최민식 주연)도 27억원(마케팅비 포함)의 제작비가책정돼 있다.

기존의 도덕관념과 금기를 깨는 파격적인 소재의 대두도 눈길을 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임상수 감독)는 강수연 진희경 김여진 등 간판급 여배우를 동원, 섹스를 몸보다 말로 표현하는 29세 처녀들의 거침없는 대사들이 쏟아져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정지영 감독이 '블랙잭'이후 선보일 '까'(조은숙 박용우 주연)는 92년 모방송국 탤런트 연수생들의 누드파동을 영화화했으며, 장길수 감독의 '실락원'(이영하 심혜진 주연)은 일본 모리타 요시미츠의 원작을 바탕으로 불륜의 사랑을 탐미적으로 묘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추석과 연말에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멜로영화들은 장르가 세분화된 것이 특징. 평범한 가정주부가 동생의 약혼자와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정사'(이재용 감독, 이정재 이미숙주연)와 같은 에로틱 멜로. '약속'(김유진 감독, 박신양 전도연 주연) '남자의 향기'(장현수감독, 김승우 명세빈 주연) 등 남자주인공이 깡패로 등장하는 액션 멜로. 평범한 야구심판과아름다운 톱스타의 진실된 사랑만들기를 담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은 감독, 임창정 고소영 주연). 연예주간지 취재기자와 사진기자의 아기자기한 사랑을 그린 '키스할까요'(김태균 감독, 최지우 안재욱 주연)같은 로맨틱 코미디 등 표현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멜로뿐만 아니라 1901년 제주민란을 담은 한국·프랑스 합작의 시대드라마 '이재수의 난'(박광수 감독, 심은하 주연), 메디컬 드라마 '닥터K'(곽경택 감독, 차인표 김혜수 김하늘 주연), 미스터리 스릴러 '텔미썸씽'(장윤현 감독), 청소년 드라마 '짱'(양윤호 감독, 차인표 송윤아 주연)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의 기호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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