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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친지의 여러 아이들과 함께 한자리에서 어떤과목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저마다산수, 자연, 미술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과목들이 좋은 이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유심히 듣고 있던 한아이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몇등 하는지를 안묻느냐고 했다. 왜그러느냐니까 다른 어른들은 '몇등'만 묻는다는 것이다.

어느 외국인의사가 쓴 칼럼에서 이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마라톤경기에 참가하여 완주하였다고 자랑삼아말했더니 대뜸 몇등했느냐고 물어와 난감하더란다.

그에게는 몇등 보다 3시간이 걸렸지만 평상인으로서의 완주가 더 의미 있었던 것이다.몇등? 등수(위)란 상대 평가에 의한 비교의 결과치요, 어떤 기준이든 순서의 형태를 취한다.경쟁이 희소가치를 획득하기 위한 대립적 관계로 존재하는 한 이 순서는 필연적이어서 우리는 거의 맹목적일 정도로 집착하여 왔고 또한 체질화되어 있다 하겠다.

문제는 비교에 의한 상대적 가치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기내면과 관련된 절대적 가치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는 자신이 남보다 잘하거나 남이 나보다 못하는 정도가 그 결과를 좌우한다. 그러므로 대상·범위에 따라 제한적인 내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에비해 후자는 잠재력의 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자신의 확충, 즉 자기와의 싸움이다. 물론 양자는상호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가치들이다.

아무리 결과에만 치우친 상대적 가치라 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절대적 가치를 간과한다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라 하겠다. 결국 절대적 가치가 상대적 가치를 높여주는 기틀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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