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역사의 반복

우리경제는 압축성장을 하다보니 군데군데 약점이 노출돼 있다. 그중 하나가 지역간 불균형성장이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 '호남 푸대접론'과 '강원 무대접론'이다. 강원도사람들의 불만은 호남은 푸대접이라도 했지만 강원도는 무대접인데 왜 강원도 개발부진은문제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동안은 사람의 수 때문인지 아니면 민심의 특성 때문인지 하여간 호남푸대접만문제가 되어 왔다. 사실 개발연대시절 호남에 대한 푸대접은 상식과는 달리 정치적 이유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강했다. 즉 호남은 당시 중국이 공산국가여서 우리와 무역거래가 거의 없어 개발여지가 적었던데 비해 영남은 주 무역국인 일본과 미국에 보다 가까워개발여지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중국이 우리와 무역거래 2위국으로 등장한 지금은 호남의 개발가능성이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 출신이 아니라해도 엄청난 것이 될수밖에 없다. 외면받던 땅이 복받은 땅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들어 소주판매에서도 재미있는 현상이 드러나고 있다. 영남지역 소주판매는 불어나고 호남지역 소주판매는 줄어들고 있다.

결국 소주가 준다는 것은 호남인들이 술을 끊지 않은 이상 양주나 맥주등 다른 술이 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된다. 술 소비와 DJ집권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시중에 떠도는말처럼 모든 길이 영남으로 통한다는 시대에서 모든 길은 호남으로 통한다는 시대로 바뀐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왜냐하면 역사는 반복한다는 속설이 그대로 현실이 되어서는 불행한 결과만 낳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렇게 빨리 바뀌어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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