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대구콜렉션 행사장 논란

"말로만 떠든다고 아시아의 밀라노가 만들어집니까"

섬유축제의 주요 행사로 11월 열리는 제14회 대구콜렉션 개최장소를 두고 주최측인 대구시와 주관측인 대구경북패션조합이 마찰을 빚고 있다.

문제는 대구시가 이번 행사 장소를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국제회의장으로 잡으면서 시작됐다.비용도 절약될뿐 아니라 섬유전시관 등을 갖춘 연구원이 패션산업에 대한 상징성을 지닌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곳은 정상적인 패션쇼 무대설치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좁다는것이 조합측의 불만이다.

진태옥, 박윤수씨 등 국내 톱디자이너들을 초청해 놓고 대구시가 스스로 콜렉션의 위상을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참가 디자이너들도 장소가 바뀌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있다.

논란이 된 장소는 패션쇼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행사장. 수용능력도 고작 3백~4백명으로 1천2백석이었던 지난해 행사장 시민운동장 핸드볼경기장의 1/4~1/3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년에 제대로 된 패션쇼 한 번 보기 힘든 지역 패션전공 학생들에게 대구콜렉션은 패션 꿈나무의 안목을 키우는 귀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의상예술인 패션을 공무원의 잣대로 얽어매선 백날 세계적 패션도시를 외쳐봐야 헛구호가될 뿐'이라는 조합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예산 한두푼이나 공허한 상징성에 집착하기보다 패션발전의 실질적인 밑거름이 되는 행사를만들기 위해 업계 의견에 귀기울이는 행정의 탄력성이 아쉬운 때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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