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해 현장 상황-시름 잠길새 없이 복구 안간힘

◇연일읍 서강금속 폭발사고가 밤새 이어지면서 포항 전역의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전쟁터를방불케하는 굉음이 연발.

언론사에는 영문을 모르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연일읍과 대도·상대동 등 사고공장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저렇게 위험한 공장이 어떻게 주택가에 허가를 낼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없다"며 분개.

◇첨단·정밀설비가 가득한 포항공대는 전교직원과 학생들이 휴강한 채 수방작업에 동참. 특히습기에 약한 방사광 가속기가 침수될 경우 수십억원의 재산상 손실이 우려돼 한때 위기감이 고조.

또 공과대 건물 지하층의 파워플랜트와 지하 공동구에 매설된 전기·통신 관련 설비들이 침수될위기를 맞자 넥타이 차림의 교수들까지 물 퍼내기에 가세.

◇포항지역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 직원들은 폭우로 무인경비 시스템이 작동불능 상태에 빠지자 대부분 점포에서 밤을 지새우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

모은행 직원은 "전날 파업 참가로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웠는데 폭풍 때문에 비운 시간을 벌충했다"고 한마디.

◇30일 밤 포항 양학천이 범람하자 물막이를 포기하고 넋을 놓았던 죽도동 일대 지하층 상가 업주들은 1일 새벽부터 모터펌프를 가져와 물빼기 작업을 시작하는 등 피해줄이기에 안간힘.◇한국통신 대구본부는 포항지역으로 연결되는 시외전화 통화량이 30일 오후 7시쯤 평소의 3배가넘는 시간당 7만회까지 이르러 연결이 거의 불가능 했다고 설명. 또 한국통신측이 교환기 사고를우려, 시외 2천3백40회선 가운데 일부를 차단함으로써 이날 밤늦게까지 통화가 원활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

이동전화 이용량도 급증, SK텔레콤(011)의 경우 시간당 40만회를 넘는 등 사업자 마다 평소 통화량의 2, 3배를 기록. 또 일부사업자들의 기지국 전송로가 침수돼 통화장애가 발생하는 등 크고작은 사고로 통신서비스 장애가 이날 밤늦게까지 계속.

◇물난리 속에 뜬눈으로 밤을 지샌 포항 시민들은 시름에 잠길 새도 없이 날이 밝자 가재도구를씻는 등 수재 피해를 복구하느라 안간힘. 대잠못 둑 붕괴로 피해를 입은 대잠동 주민들은 "대잠못을 관리하는 포항농지개량조합이 관리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농조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

◇경주시는 30일 오전 6시30분 만수위인 덕동댐 물을 방류하기 시작. 댐물이 방류되자 시민들은지난 91년 글래디스 태풍때의 악몽을 떠올렸고 댐 아래 조성된 문화엑스포 주차장이 물에 잠겨엑스포 조직위와 경주시 관계자들이 한때 긴장.

◇30일 하루 휴장으로 5억원의 관람객 수익을 놓쳤다는 경주문화엑스포조직위는 1일 오후 부터개장키로 하고 태풍 후 수해 복구에 분주.

조직위는 이번 비로 세계문명관이 있는 철골조 1천2백40여평 가건물에 물이 새 주요 전시품에 비닐을 덮어 피해 예방에 안간힘. 엑스포조직위는 30일 각 전시관과 공연장의 시설 안전 관리를 위해 조직위, 대행사, 협력사 등의 전 직원에게 철야 비상 근무토록 조치.

◇지난 수해때 광평천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구미시 광평동 지역에는 이번엔 내수가 빠지지 않아또 다시 침수될 것으로 우려돼 30일 밤새도록 물빼기 작업이 진행됐고 시청 직원 1백여명이 비상근무. 1일 새벽 양호동 배수펌프장 주변 낙동강 제방에 누수 현상이 발생해 공무원, 군인 등 3백여명이 긴급 보수작업을 전개.

◇30일 오후 7시 김천시 신음동 '속구미'마을로 감천이 범람하자 시청직원들이 중장비를 동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응급 조치로 제방 유실을 간신히 모면.

이날 비는 밤 9시가 지나 그치기 시작했고 1일 오전부터 시청 직원들이 읍·면·동별로 피해 상황 파악과 응급 복구에 착수.

◇영덕군은 태풍 피해가 계속되자 30일 오후부터 직원들을 읍·면별로 파견했으나 도로 침수 등으로 직원들이 되돌아 오기도.

축산면사무소로 갔던 직원들은 논 사이로 난 면사무소 진입로 1백m가 침수되는 바람에 접근을못해 발만 동동.

영덕군은 이날 비상근무에 들어갔지만 계속된 강풍과 폭우로 정확한 피해집계는 엄두도 못낸채읍·면의 보고 등에 의존, 그때 그때 상황 파악에만 급급.

◇영덕군 영덕읍 대부리 주민들은 1일 전날 오후 죽은 채 백사장에 떠밀려온 길이 70cm, 몸무게1백50kg짜리 거북이를 제를 지낸 뒤 백사장에 한 곳에 매장. 주민들은 영물인 거북이가 풍어를가져다 줄 것으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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