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내적인 아름다움과 행복의 비결을 소유한 듯한 한 젊은 여성을 보았다. 교회를 향해 가던지하철안에서였다. 어느 역에선가 지하철에 올라탄 20대로 보이는 그녀는 화상으로 눈도 입도 흉칙하게 일그러진 우글쭈글한 얼굴로 사람들 사이 빈 좌석에 앉았다. 얼굴이 마주칠까봐 두려울정도였다. 금방 그녀의 옆자리는 텅 비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문득 그녀의 지난날을 상상해 보았다. 미래의 행복을 그리던 꿈많은 처녀(또는 소녀)가 원치 않는 불의의 사고로 화상을 입었으리라. 육신의 아픔이 아물었을 때 거울에 비친,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로 인해 얼마나 깊은 절망에 빠졌을까. 또래 처녀들의 고운 얼굴을 볼때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주변 승객들이 자신을 혐오하고 더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훔쳐보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조금도 불쾌해하거나 기죽지 않는 표정으로 초연히 앉아있었다. 그러고 보니 일그러진 입술위엔 곱게루즈가 발려져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흉하게만 보고 불쌍하게 여겼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 혹독한 고통과 상처난 인생까지 사랑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가 당당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딛고 일어선 당신은 인생의 승리자입니다'라고 마음속으로 박수를 쳐주었다.
경제한파로 아픈 상처를 부여안고 신음하는 이웃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웃의 아픔도, 추함도, 허물도 감싸안는 넉넉한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린다'고 하지 않는가. 이용원〈하나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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