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도소로 다시 보내 주세요

"차라리 감호소 생활이 편했습니다. 가출소를 취소하고 교도소로 다시 보내

14일 오전 대구시 동구 검사동 대구보호관찰소. 지난해 10월 청송감호소를 가출소하고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김모씨(36.대구시 서구 원대동)는 막무가내로 다시 교도소로 보내달라고 애원했다.폭력전과 7범인 김씨는 감호소를 나오면서 새로운 삶을 다짐했다. 그러나 김씨를 맞이한 것은 극심한 취업난과 생활고.

김씨는 지난해 출소하면서 갱생보호원의 지원을 받아 리어카 한대를 마련했다. 어묵장사를 시작했지만 벌이가 시원찮아 교도소에 가기 전에 했던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극심한 불황으로 사납금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던 김씨는 지난 7월 홧김에 술을 마시고 택시를 운전하다 적발돼 면허취소와 함께 벌금 2백만원을 선고받았다.

결국 IMF 한파를 견디지 못한 김씨는 다시 교도소에 가고 싶다며 이날 대구보호관찰소를 찾은것. "공사판도 돌아 다녀봤지만 일감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유는 없지만 먹고 자는문제가 해결된 감호소 생활이 오히려 더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김씨는 "아무런 사유없는 가출소취소는 불가능하다"는 관찰소 직원의 말에 사무실 전화기라도 부술테니 기물파손으로 구속시켜달라고 떼를 썼다.

지난 추석이후 밥도 먹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는 김씨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먹여 돌려보낸 대구보호관찰소 서보동 계장(47)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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