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학년 대입전형 문제점

4일 대교협이 발표한 75개 대학 2002학년도 입시요강은 더 이상 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교육개혁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예비수험생.교사.학부모들에게는 새 제도에 대한 불안과 궁금증을 낳고 있고 입시제도 변화가 새로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사, 입시전문가들이 진단한 새 입시제도의 특징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새 입시제도의 핵은 대학에 들어가는 길이 지금까지 학업성적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학생의 다양한 능력.경험이 학업성적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점. 특히 모집 정원의 40~50%를 선발하는 특별전형은 학업능력과 무관하다. 그러나 학업성적이 완전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50~60%를뽑는 일반전형은 여전히 성적위주의 전형방법. 다만 수능시험의 총점이나 학생부 전교과 반영비율이 줄고 수능 일부영역이나 학생부 일부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났다는 것이 개선된 점.

따라서 예비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이나 학생부의 교과성적을 완전 배제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학생부중 일부과목만 입시에 반영하는 경우 수험생 입장에서 학습부담은 줄지만 특정과목의 비중은 훨씬 높아지는 셈.

정부는 무시험전형 확대를 통해 입시과열.사교육비 경감.교육정상화 등을 꾀하고 있다. 교과성적비중을 낮추게 되면 국.영.수 등 주요교과 중심의 사교육 시장은 위축되며 이들 과목을 중심으로한 파행적인 학교수업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입시경쟁'은 여전히잠재돼 있다. 경시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예를 들자. 경시대회 입상자는 제한적일수밖에 없다. 이는 경시대회 준비라는 또 다른 입시 준비과정이 생겨나게 된다. 즉 무시험 전형을확대해도 현실에서 대학별 서열과 입시경쟁이 엄연히 존재해 과학영재.독서교육.사고력증진 등 새로운 형태의 학원과 학습지 등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대입제도 개선은 이런 현실들을 간과하고 있는데서 맹점이 드러나고있다. 정부가 교육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입시개선방안이 몰고올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제도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입시개혁이 혼란과 시행착오로 얼룩진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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