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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길위에서 반짝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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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였나. 학교에서 행사가 있던터라 대구에 도착하니 한 5~6시쯤 되었을까. 서부정류장부근 그린맨션있는 곳까지 왔을 때였다. 갑자기 차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웬일인가하여 살펴보았더니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왕복 12차선쯤되는 넓은 도로위에 수많은 맥주병이 쏟아져 있었다. 성한 것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깨어져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한창 선전하고 있던 ××맥주였다. 아마도 맥주를 잔뜩실은 트럭이 이 넓은 도로에서 급커브를 돌다 와장창 땅바닥으로 쏟아버린 모양이었다. 트럭은한 쪽 옆에 서있었고 운전기사인듯 젊고 약간 뚱뚱해 보이는 사람이 어쩔줄 몰라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달려오던 차들은 깨어진 병조각을 피해 중앙선을 건너 반대편 차선으로 슬금슬금 건너가고 있었다. 나는 앞차가 머뭇거리는 사이 바로 오른쪽 옆의 보도로 차를 올렸다. 보도블럭위를 좀 지나다시 차도로 내려올 작정이었다.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가다가 옆을 잠깐 보니 교복을 단정하게 입은 여학생 두명이 당황해 하는운전기사와는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흩어져 있는 맥주상자와 맥주들을 길 한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길위에는 저녁햇살을 받아 수많은 병조각이 반짝이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건너고있었으며 여러 차들이 그 자리를 피해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길위에서 반짝이고 있는 것은 병조각이 아니라 두 여학생의 마음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극〈구미1대학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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