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계파보스 부총재놓고 저울질

한나라당이 부총재의 숫자를 9명 이내에서 12명이내로 늘리는 당개혁안을 확정한 뒤 부총재 인선을 둘러싸고 고민에 쌓여 있다. 당내 세력분포상 당연히 부총재직을 맡아야 할 계파보스들이 저마다 갖가지 이유로 내심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 부총재직 수락을 고사하거나 아예 불참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김덕룡(金德龍).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등 전당대회 이전까지 부총재직을 맡고있던 계파보스들 가운데 흔쾌히 부총재직 수락의사를 밝힌 인사는 아직 한 사람도 없다.

먼저 수석부총재나 당무회의의장 등을 맡아 당의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싶어했던 김윤환전부총재는 비주류와 이기택전부총재의 강력한 제동으로 2인자 위치구축이 무산되자 백의종군을 생각하고 있다. 김전부총재 주변에서는 이를 이회창체제 출범이 있게 한 장본인에 대한 당의 홀대로보고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있다.

때문에 측근보좌진들도 백의종군을 건의하고 있으나 계파의원들이 평 부총재직이라도 맡아야 한다고 설득중이고 이총재도 권유하고 있어 고민 중이다. 게다가 김전부총재는 24일, 검찰소환 통보까지 받아놓고 있는 상태여서 안팎으로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기택전부총재 역시 김전부총재의 2인자 부상을 막는데는 성공했으나 그렇다고 자신이 2인자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계파보스들이 부총재직을 맡지 않는데 혼자서 부총재직을맡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고민이다.

게다가 부총재가 다른 보스들의 대리인들로 채워질 경우 자신의 보좌관출신인 박관용(朴寬用)의원이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을 대신한 부산민주계 몫으로 부총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모양새를 고려, 고민중이다.

김덕룡전부총재의 경우도 떨떠름하기는 남들 못지 않다. 부총재의 실세화를 주장하고 있는 그는대리인 부총재 임명이면 불참과 함께 강력한 비주류활동 불사를 선언했다. 그는 19일 당무회의개최에 맞춰서 이번 당개혁안에 대해서도 총재권한 강화에만 주력했다고 비판론을 전개했다.여기에다 이한동전부총재 역시 이미 총재단 불참을 선언했고 대리인 부총재 임명이면 전당대회득표율을 고려, 김영구(金榮龜)의원은 물론 현경대(玄敬大)의원까지 부총재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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