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비평 '일제의 광기…'특집

넓이만 서울운동장의 16배에 달한다는 워싱턴의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한국 근현대사 관련 사료발굴을 10여년째 홀로 하고 있는 재미 사학자 방선주 교수는 한국인을 가리켜 '과거에 집착하는게 아니라 과거를 너무 모르는 민족'이라고 질타했다.

이 때문인지 일제식민통치에 대해 한국인은 덮어놓고 '입에 거품을 물'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정작 일제가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 해 보라면 입이 막히기 일쑤다.

특히 지난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임진왜란과 35년간의 식민통치로 대표되는 한·일 과거사와 그에 따른 일본의 전후 보상 책임 문제 등은 말 그대로 '과거사'로만 치부되는 느낌이다.

과거 덮어두기 경향이 점점 강해지는 요즘 시대상황에서 최근 역사비평 겨울호가 특집으로 다룬'일제의 광기와 대학살'은 일제 식민통치가 단순히 과거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왜 현재의, 미래의문제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 특집에는 홍순권 동아대 교수(의병학살)와 독립기념관 이정은 연구원(3·1운동 학살만행),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1920년 간도참변의 실상), 강덕상 일본 시가현립대 교수(1923년 관동대지진대학살의 진상), 강정숙 경기대 강사(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실태), 지수걸 공주대 교수(조선정치사상범 탄압)등이 각각 주제별로 일제의 조선민족 학살사건을 다루고 있다.

비록 이들 논문이 그동안 축적된 연구성과를 정리하는 것이긴 해도 국사교과서에도 누락이 된 이러한 일제의 만행을 정리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그러면 과연 일제는 조선민족을 과연 얼마만큼 학살했을까?

조동걸 교수가 대충 짚어본 조선인 희생자만도 ▲동학농민전쟁 4만명 ▲의병전투참가자 2만1천4백85명 외 민간인 3만명 ▲3·1운동 7천5백9명(태형으로 인한 불구자 2만명) ▲연해주 4월참변 1천명 ▲간도참변 3천6백93명 ▲관동대지진 5천명 ▲20년대 독립군 1만5천3명 ▲30~45년 독립운동2만1천53명 ▲징용, 위안부 '부지기수'등이다.

인류역사상 이런 대규모의 민족학살은 일찍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일제때 중국에서 활동하던 독일의 한 나치당원이 일제 학살의 마수로부터 중국인과조선인을 빼돌려 신변을 보호했을까.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