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동부여성회관 자원센터 신태옥 봉사대장

"봉사활동을 갔다오면 그냥 마음이 편해요. 그래서 자꾸 자꾸 그런 곳을 찾게 되지만 특별히 남을 위해서 뭐를 했다는 분별심은 없어요. 그저 내가 즐겁고 행복하니 됐죠"

대구동부여성문화회관 자원활동센터 여성봉사대장 신태옥주부는 함께 봉사활동중인 23개팀 3백9명의 자원봉사자 동료들에게 "내가 어디 어디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네"하고 지분지분 떠들며 말한적이 결코 없다.

그러나 생선 싼 종이에서는 생선내가 나고, 사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기가 난다던가. 신씨가 말하지 않아도 남들은 다 안다. 그녀가 나보다 남을 위하고, 틈만 나면 불우이웃들을 찾아가는 순례자의 자세를 멈추지 않음을….

자원봉사자들의 대장격인 그는 '장'(長)들의 흔한 속성인 지시하고 명령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모든 일을 알아서 솔선수범하는 '순덕이'형이다.

동료들은 "우리 순덕이 대장이 자기를 내세우는 것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며 "아무런 맛도 색깔도 없이 물같은 사람이기에 오히려 더 믿고 따를 수 있다"고 귀띔한다. 모두들 잘났다고 떠드는세상에 우직하다고 할 정도로 온몸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신씨의 '허허실실'(虛虛實實) 봉사전법이세상을 바꾸는 빛을 더 발하는 것일까.

그래서 지난 1일에는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윤후정)가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연'98 전국여성자원봉사자대회'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던가."봉사는 제 취미생활이나 마찬가지예요"라는 신씨는 주말부부이기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비교적 넉넉한 시간을 봉사활동에 온전히 내놓는다. 대신 남편(현대건설 근무)이 돌아오는 토·일요일은 꼼짝않고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갖는다.

한동안 사춘기 둘째딸이 남들에게 엄마의 애정을 빼앗기지않으려고 투정을 부리더니만 엄마의 봉사스케줄을 한번 따라와보더니 "우리 엄마, 굉장하다"며 고분고분해졌다.

신씨는 이미 수년전부터 동료들과 경대병원 응급실·경상병원 간호사실의 뒷일을 돕는가하면, 황금노인복지관·경산 죽림정사에서 무료급식에도 발길을 빠뜨리지 않고, 매달 남산복지관 노인생일잔치도 차려드리고 있다.

며칠전에는 무연고 할머니 수용시설인 안나요양원을 국악팀 10명, 봉사자 7~8명과 함께 찾아가점심을 차려드리고, 어깨를 주물러드리고 돌아온 신씨는 오는 4일 대구자원봉사자대회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봉사를 해보세요, 더 부지런해지고 행복해져요"신씨의 무언의 외침이 들려오는듯하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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