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면 전에 볼수 없었던 진풍경을 본다.
빈틈없이 빽빽히 들어선 포장마차, 아니 타이탄 주식회사들이다. 붕어빵 회사로부터 산오징어, 영덕게, 심지어 IMF 즉석 탕수육까지 작은 트럭 하나에 갖가지 먹거리들을 팔아 삶의 소용돌이로 꽉차는게 요즘 아파트 주변의 풍경이다.
그들 대부분은 젊은 부부들이고 명퇴, 아니면 퇴출당한 중년배나 갓 대학을 졸업한젊은 엘리트들도 있겠지.
세계에서 교육열 하나만은 어느나라 못지않게 뜨거운 이 땅의 어머니들이 '그래도 내자식은 졸업만 하면...'하고 바랐던 희망, 그렇게 큰 욕심도 아니었는데 그 화려한 청사진이 회색빛으로 현상될 때 그 마음은 오죽하며 본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G7이니 해외여행 자유화니, 달러가 남아돌아 금방이라도 쓰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호들갑 떨던 때도 젊은이들은 그늘진 곳에서 열심히 일했고 도서관에서 날을 지새웠다.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제대로 꿈도 한번 펴보지 못한채 이 긴 겨울밤 대나무 꼬챙이에 어묵따위나 끼우고 있는 수많은 어려운 이들이여! 그래도 그대들은 내 몸하나 뉠 곳 없는 노숙자보다는낫지 않는가! 이 어려움을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있고 희망이 있으니 언젠가는 세계로 도약할 꿈들로 영글지 않겠는가?
또 지금 재벌의 사옥처럼 쓰고 있는 타이탄이 있고 그리고 당신의 주식회사에 젊은 사원인 알뜰한 아내가 주주로서 버텨주고 있지 않는가?
누군가가 그랬지. 인생은 꿈만 먹고는 살수 없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진정 아름답다고 했다.
타이탄 주식회사의 그대들에게 영광있으라!
박윤호〈계성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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