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대구여성회관 작업실팀

"봉사가 별건가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죠"

무려 8년간 매주 목요일이면 대구여성회관 작업실에 모여 헌 옷을 매만지는 김효향, 장선두, 장필선, 이영자, 윤삼교, 송복희, 전병숙주부.

'봉사'하면 어쩐지 어렵게 생각됐지만 손재주가 있고 재봉틀을 잘 다루는, 작지만 큰 '특기'를 살려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땐 깨닫지 못했지만 의외로 이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다.가장 큰 작업은 회관에서 열리는 '중고의류 교환.판매행사'를 위해 이웃들이 가져온 헌옷을 수선하는 것. 집에서 입지 않던 낡은 옷이라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5백~2천원짜리 '상품'이 돼 그 옷을 필요로 하는 다른 이들에게 팔린다.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토요장터'에서 고객들이 구입한 옷을 몸에 맞게 고쳐주거나 서문시장에서떠온 천으로 앞치마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하루에 1백벌이 넘는 옷의 단추를 달고 소매.바짓단을 손보느라 식사도 교대로 해야할 정도로 바쁘지만 보람도 크다.

"얼마나 재밌다구요. 사는 얘기하면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헌 옷을 사시는 분들이좋아하시니까 더 즐겁죠"

하지만 특히 가슴 뿌듯할 때는 옷을 만들어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하는 경우.

비록 비싸지는 않지만 직접 구입한 천으로 치마, 바지를 정성껏 만들어 노인분들게 드리면 명절빔을 얻은 어린아이들처럼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옷을 고치는 틈틈이 헌옷과 앞치마를 판매한 수익금을 들고 불우이웃을 방문하기도 하고 회관내탁아실에서 교육생 자녀를 돌봐주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눈이 침침해져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보다 능률이 떨어지는게 사실입니다. 양재에 소질이 있는 젊은 분들이 많이 참여해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대구여성회관 작업실팀 김효향팀장(60)의 작은 바람이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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