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유로화 출범에 대비해야

내년부터 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출범하게 된다. 이로써 세계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겪을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축통화가 현재의 달러의 일극체제에서 유로화와 쌍극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 외환보유고에서도 변화가 일며 이에따라 세계금융시장의 기축통화간의 경쟁이 예상되며 동시에 경제세력의 판도에도 지금과는 다른 양상의 전개가 예상된다.

유럽과 관계가 깊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일부 국가들은 벌써 기축통화로 유로화를 사용할 것을 검토중이다. 지금까지 외환보유고에서 유럽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20%정도로 달러의 70%에 비하면 보잘것 없었다.

유로화가 법정통화로 사용되는 것은 2002년 6월말부터이지만 공식통화로는 내년부터 바로 시작되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어야 한다. 민간경제주체의 사용은 전적으로 자율이지만공공거래, 은행간 결제, 증권거래소 거래등은 실체가 없는 유로화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입장으로서는 더욱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은 각국의 기업과 경쟁해 왔지만 앞으로는 단일통화에 참여한 11개국중 가장 강한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결론이 나온다. 그만큼 우리기업의 수출경쟁력은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왜냐하면 11개국 안에서는 경제적 국경이 전혀 없으므로 가장 강한 기업만 살아남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품값이 유로화로 통일되고 나면 각국의 가격차이가 쉽게 드러나 가격인하 압력이 어느때 보다 심각해질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항상 제기되는문제지만 기술개발등을 통해 원가절감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동시에 결제를 위한 우리 금융기관의 시스템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여기에 관한한 우리의 준비는 어느정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준비는 만족하지 못하다.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최근 중소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것을 보면 전체 응답자의 71.4%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점도 있다. 유로화가 기축통화로 등장하면 상대적으로 달러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리고국제금융시장에 유로화의 준비를 위한 달러매물이 쏟아져 달러 구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런 점에서 외환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반가운 일이 된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미국의 무역보호주의가 살아난다면 수출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 언제나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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