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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가정 주름 편 사랑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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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지역 대학생들의 노래 동아리인 '옥스퍼드'의 자선 음악회가 열린 지하철 중앙로역 대합실은 사랑의 화음으로 가득찼다. 길가던 시민들이 관객으로 참여한 이날 음악회는 세살바기 꼬마에서부터 할머니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으로 막을 내렸다.

"세상 사람들아 우리 사랑을 노래해 온세상 멀리 퍼지게…"

24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무심코 계단을 오가던 시민들은 2층 대합실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70여평의 지하 공간을 한가득 감싸도는 사랑의 선율. 넋을 잃은 듯 노래에 취해 있는 수십여명의 관객들. 흥얼거림이 어느듯 합창으로 변하고 박수가 터져나온다. 뒤이어 누가 먼저랄 것도없이 주머니를 뒤져 내놓기 시작한 천원짜리 지폐와 동전들.

땅위에서 캐럴송이 한창 울려퍼질 시간. 지하 좁은 공간에서는 실직 가정을 위한 '기쁜날 이웃사랑' 자선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대구지역내 대학생들의 통기타 연합동아리인 '옥스퍼드' 회원 30여명. 이들이 공연을 펼친 오후 2시부터 5시간 지하철 대합실은 감동의 무대로 변했다.

"한마디로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어려운때 맞은 크리스마스지만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갖게되는것 같습니다"

세살바기 딸아이와 함께 5백원을 모금함에 넣고 돌아선 최미선씨(31·여)는 "마치 콘서트 홀에들어선 착각을 받았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뒤 모금함에 쌓여진 돈은 29만 5천원. 만원짜리 지폐는 단 두장 뿐. 결국 주머니는 얇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이들이 보탠 동전들이 큼직한 모금함을 가득 채운 것. 옥스퍼드 회장 이지환씨(경북대3년)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분들이 되돌아와 모금함을 찾을때 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며 "여느 행사에서도 맛보지 못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공연의 보조 진행자로 자청하고 나선 김흥태 역장(52)도 "대합실을 찾은 승객들에게 마치 작은선물을 안겨준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살이. 하지만 이날 중앙로역을 찾은 시민들은 따뜻한 사랑을 안고 지상으로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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