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출신 중진화가 소산 박대성씨가 백두산 천지의 일출에서부터 묘향산, 금강산, 정방산의 비경까지 북녘여행을 통해 본 우리네 명산들을 원숙한 필치의 수묵담채화로 재현한다. 금강산여행의물꼬가 터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겐 여전히 갈 수 없는 북녘산하가 현장감있게 다가온다.흰머리산 백두(白頭)의 새벽은 고요하다.
얼굴을 스쳐가는 영하의 바람결에 이름모를 새소리, 나뭇가지들이 서로 부대끼는 소리만이 이따금 정적을 깬다. 어둠속에 설핏 지나치는 자작나무들의 하얀 몸통이 추워보인다. 얼따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내리뻗은 백두밀림은 깊고 어두운 침묵속에 잠들어 있다.
장군봉에 오르자 순간 눈앞에 두루마리 그림처럼 펼쳐지는 하늘못 천지(天池). 병풍을 두른듯 열여섯 봉우리들이 굽어보는 가운데 백두대간의 정수리를 두른 거대한 물의 관(冠)이 신비하다못해두려울 정도이다. 운해속에 간간이 나타나는 수면은 명경처럼 잔잔하고 검푸른 보석인양 빛난다.새벽 5시쯤. 건너편 북한쪽 봉우리에서 엷은 분홍빛이 번져나오기 시작한다. 수줍은 북녘 새악씨의 뺨처럼 살며시 하늘을 물들이던 홍조는 점점 짙어져 어느순간 도도한 진홍빛 불덩이를 쑥 토해낸다.
천하 일출중 최고로 꼽힌다는 천지의 일출!
희열과 감동으로 가슴이 뻐개지는듯 하다. 떨리는 가슴으로 갓 태어난 태양을 보며 기원한다. '한(韓)민족이 한마음으로 뭉치게 하소서!' '통일을 이루게 하소서!'
세상이 깨어나기전 온 천지를 밝힐 태양을 부지런히 하늘 가운데 밀어올린 백두는 새해 우리 민족에 서기(瑞氣)가 깃들듯 장엄하게 운무를 피워올린다.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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