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열린교육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어야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중심없는 입시제도가 학생들에게되풀이해서 혼란을 주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가 출강하는 미술대학 새내기들의 첫수업에서 나는 입시에 나왔던 소재를 다시 한번 그려보게한다. 학생들의 그림그리는 솜씨를 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매년 느끼게 되는 것은 그림그리는 방법이나 실력이 거의 비슷비슷하며 독창성이라고는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학교 미술교육이 개인의 특성이나 창의성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오로지 대학입학을 목표로 대학이 원하는 화풍이나 자주 나오는 소재로 아주 한정된 그림을 그리는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정작 대학에 오면 입시준비를 위해 그려왔던 한정된 소재외에는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고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 정작 입학후엔 미술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학생들을 종종 봐왔다. 수업시간에도 그간 길들여져 왔던대로 그림그리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하는 학생도 있다. 그림에서조차 주입식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초중고에서 일부 미술수업을 미술관 관람 등을 통한 현장학습으로 대체한다고 한다.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시장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은 그림을 몇장 더 그리는것 보다 훨씬 좋은 미술교육이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느끼게 해야한다. 그림은 손끝으로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새싹들을 수동적인 습성에서 벗어나 좀더 능동적으로 사고하고행동하는 지성인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분의 열린 교육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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