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장외투쟁 내부비판 증폭

장외투쟁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최근 강경투쟁 비판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에 이어 조순(趙淳)명예총재까지도 가세함으로써 7일의 인천집회를목전에 두고 있는 이회창(李會昌)총재를 흔들었기 때문.

그러나 이총재 주변에서는 내친 김에 여권의'항복'을 받을 때까지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류다. 이총재가 4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향해 정계개편 중단의 분명한 선언을 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현 정국이 여당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권 1년을 맞아 정치개혁차원에서 가시적 성과물을 거두려는 여권이 조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김대통령이 올해정치개혁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 여당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당명부제 등선거법 개정도 야당의 협조가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당장 정국이 정상화돼 장내로 들어가도 야당이 딱 부러지게 할 일이 없다는 점도 이총재가 장외를 선호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장외투쟁을 통해 김대통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야당인사로 자리매김을 확고하게 했고 일단 복잡한 당내문제를 덮어버리는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성과를 올리게 된 것도 이총재를 밖으로 내몰고 있다.

당초 장외투쟁 초기,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이총재가 최근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이총재는 넉넉잡아 4월까지 장외투쟁을 한다는 계획아래 지금껏 집회를 갖지 않은대구와 부산 제주와 강원, 그리고 지역감정 조장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호남까지도 대상지로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비주류의 선두에 서 있는 김윤환, 이한동 두 전부총재에 이어 조순명예총재까지 장외집회를 구태정치로 규정하고 "국민이 염증을 느끼기 전에 과감히 뿌리칠 것"을 강조했다.조명예총재는 4일 오후에 있은 저서 '창조와 파괴'출판기념회에서 "오늘의 야당이 과거 야당의행태를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내 비주류에서는 침묵을 지켜온 조명예총재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손을 들어준 형국이 되자반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조명예총재를 비주류가 추진하려는 집단지도체제의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비주류측은 중도적인 입장으로 비교적 당내에 적(敵)이 적은 조명예총재의 발언으로 동조세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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