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예금인출사태 영농대출자금 바닥

농협 비리수사 착수로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인출사태가 확산되면서 올봄 영농자금대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영농자금 대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농민들의 농자재 구입이 어려워 올 농사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줄 우려가 높다.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올봄 영농자금 지원규모는 4천752억원으로 최근 농협 비리수사에 따른 고객 예금인출사태로 수신고가 크게 줄자 영농자금 재원확보를 위한 비상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협은 그동안 신용사업을 통해 마련된 여유자금으로 영농자금 대출을 해왔기 때문에 예금인출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농자금 대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예금인출사태가 위험수위를 넘어설 경우 영농자금 대출이 사실상 어렵다"며 "다른 금융기관에서 고금리 콜자금을 빌려오는 방안까지 강구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농민들도 통상 봄 영농자금을 대출, 한해 농사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영농자금 대출 차질이 빚어지면 시중 금융기관에서 고금리의 돈을 빌려써야 할 형편이다. 지역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벌써부터 농민들이 올봄 영농자금 대출이 제때 이뤄지는지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 농협은 하루빨리 구체적인 영농자금 조달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2일 하루만에 평소대비 200여억원의 예금이 추가 인출됐으며 지역 208개 회원조합의 인출분 200억원까지 합치면 예금인출액이 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본부의 2일 예금잔액은 3조 7천400억원으로 1일 3조 7천606억원에 비해 206억원이 줄어든 것이다.또 이날 농협 각 지점에는 '농협이 안전한지', '예금을 그대로 둬도 괜찮은지'를 묻는 전화가 폭주, 이 때문에 오전 한때 일부 지점의 창구업무가 일시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축협의 경우도 이번주 검찰의 비리수사 착수로 예금인출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 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예금이 보호되며 별도로 자체 보호기금과 회원조합 지원기금이 조성돼 있는 만큼 예금자들이 전혀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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