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일 논의 '새 전기 마련

남한 민주노총과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이 오는 8월10일 평양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 노동자축구대회를 갖기로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우리 통일 논의에 일대 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축구대회가 열리기까지 남은 3개월은 정부와 민간 또는 민간 사이의 통일노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

민주노총과 직총간의 합의가 갖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남한 일반 대중의 통일운동 참여 계기 마련 △남한내 통일운동 세력들간의 판도 변화 △정부 대북 정책에의 영향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올해와 내년 평양과 서울에서 성황리에 축구대회가 열리고 대회가 정례화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합의 자체만으로도 남한내 통일운동 또는 통일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축구대회는 아직 이렇다할 남북 교류 사업이 없는 현실에서 남북한 노동자들의 상호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남북한 관계에 새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민간 단체들의 일방적인 대북 지원만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산가족 교류는 여전히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정부와 민간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농업협력 사업도 북측의 거부반응으로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남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축구대회를 갖는 것은 거대 자본이나 대규모 물자 지원 없이 이뤄지는 일반 대중의 대북 교류에 전례를 남길 수 있다.

또 이번 축구대회 개최 합의는 민주노총이 지금까지의 남한내 통일운동 구도와 통일논의에서 주변자적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통일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일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의 7·4 남북공동성명 27주년 공동행사 제의에 대해 북측이 거부할 경우 최소한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민화협을 중심으로 하는 통일운동은 민화협에 속해 있지 않은 민주노총 중심의 축구대회 논의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

결국 남한내 통일논쟁과 대립의 접점인 8월15일 광복절을 기념하는 남북한 공동행사도 이런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작년 8·15대축전에 때맞춰 만든 민화협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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