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선생님의 짝사랑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가지 자질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여러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지식과 사랑이다.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지식이라는 자질은 물론 중요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배우는 학생에 대한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학자들에 의하면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사랑은 이중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즉, 학생 각자가 가진 소질·개성 등을 찾아내어 이를 아끼고 사랑하여 학생 개인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개인에 대한 사랑'과,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사회에서 요구할 모든 품성과 능력을 기르도록 하여 개인의 발전보다는 '사회에 맞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하는 사랑'이다.

하지만 날로 삭막해져 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특성상 이러한 두가지 사랑에 또 하나의 사랑을 더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짝사랑이다. 제자들에 대한 끝없는 짝사랑, 이것이야말로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아닐까?

올해로 교직생활 30년째인 한 선생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푸념처럼 털어놓았다. "난 스승의 날이 되면 항상 아침에 집을 나올 때 안사람으로부터 용돈을 평소보다 많이 얻어 주머니에 넣고 나와요. 혹시나 졸업한 제자가 찾아오면 식사라도 같이 할까 하고 말이요. 그런데 최근 몇년 동안은 한번도 그 돈을 사용하고 집에 돌아가 본 적이 없어요"

혹시 그대를 가르치고 떠나보낸 선생님도 그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계시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그대도 선생님을 짝사랑에 빠지게 한 것이다. 스승의 날이 들어 있는 이 5월, 제자들 짝사랑에 빠져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안부전화 한 통쯤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김천과학대 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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