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냐구요? 사실 의사만큼 이웃에게 봉사하기 쉬운 직업도 없어요"지난해 1월 부터 대구시 중구 남산동 구민교회에 나가 노인·빈민·실업자·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의료봉사를 하고있는 진철용(34·진 한의원 원장) 최길조(32·여·최 치과의원 원장)씨 부부.
한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진씨가 친지의 소개로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96년10월. 성실한 최씨가 마음에 들었던 진씨는 주말마다 대구와 서울을 왕복했지만 최씨를 만나기란 의외로 쉽지 않았다. 당시 경북 청도군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최씨는 휴일엔 학창시절부터 몸담아왔던 의료봉사 동아리 활동을 계속하느라 서구의 한 무료진료소에서 환자 치료에 바빴기 때문.
결국 진씨는 이런 최씨를 신기하게 여기면서도 '알지못할' 힘에 끌려 진료소를 찾아가기 일쑤였고 급기야 진씨도 무료진료에 참여하면서 의기투합, 지난해 1월엔 결혼까지 하게됐다.
두 사람은 결혼 1개월만인 지난해 2월부터 구민교회 김경태 목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매달 2, 4번째 일요일 오후 교회에 나가 빈민들의 건강 진단과 진료를 해주기 시작했다. 비록 '썰렁한' 예배당 한 구석에 마련한 책상·의료기기·침대 등에 칸막이를 두른 채 진료를 시작했으나 동료 의료인들의 인적·물적 도움으로 한의과·치과·양의과까지 갖춘 의엿한 임시 '종합병원'으로 인근 주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진씨 부부가 일요일 하루 동안 돌보는 환자는 평균 100여명. 이 때문에 몇시간씩 줄을 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의 모습에서 진씨는 자신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신뢰를 발견하고 고마움과 안쓰러움을 함께 느낀다고 털어놨다.
진씨는 "무료 진료가 소외된 이웃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환자와 의사가 함께 고충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위로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의사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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