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경찰청을 방문해 실시한 '옷 로비 의혹사건' 현장조사 활동은 마치 '청문회'를 연상케 했다.
이규택(李揆澤)의원을 단장으로 한 야당 조사단은 이날 김광식(金光植) 경찰청장, 이근명(李根明) 차장, 최광식(崔光植) 조사과장(총경)을 상대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착수 동기와 수사활동 내역, 진술이 엇갈리는 당사자들의 주장에 대한 진위등을 2시간여동안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경찰수사 자료와 청와대 보고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청측은 "사생활 공개로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며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최과장은 특히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최순영(崔淳永) 회장이 구속되기 훨씬전인 지난연말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장관의 부인 배정숙씨에게 '최회장이 구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을 배씨에게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의원들과의 면담후 기자들이 이 부분을 연씨에게도 확인했는지를 묻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한편 경찰청 현장조사를 마친 뒤 의원들은 강남으로 이동, 문제의 라스포사와 앙드레 김 의상실을 찾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다음은 최과장과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일문일답.
-조사에 착수한 시점은 언제인가.
▲지난 1월 청와대 박주선(朴柱宣) 법무비서관이 구두로 첩보를 제공,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박 비서관의 첩보내용은 무엇이었나.
▲최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최 회장의 외화밀반출 사건 무마를 위해 앙드레김, 페라가모에서 2천200만원짜리 옷을 사 장관부인들에게 선물했다는 것과 라스포사에서 검찰총장 부인이 3천500만원짜리 밍크코트를 산뒤 이씨에게 대신 지불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조사대상자는 누구였나.
▲김 총장 부인 연정희씨, 강 전장관 부인 배정숙씨,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부인, 최 회장 부인 이형자씨와 이씨의 동생, 라스포사 등 옷가게 주인 등이다.
-조사는 어디에서 했나.
▲ 지난 1월18일 관련자들을 라스포사 사무실로 동시에 불러 각기 다른 방에서 조사했으나 조사결과 첩보내용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어서 그대로 청와대에 보고했다-강장관 부인 배씨와 이형자씨를 대질신문하지 않은 이유는
▲ 배씨가 조사도중 각혈을 해 병원으로 후송됐고, 27일 다시 병원에서 2시간 조사하다가 상태가 악화돼 중단했으며 28일 산소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진술서를 마무리했다. 흥분하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말과 두사람의 주장이 평행선을 이뤄 뚜렷한결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대질신문을 하지 않았다.
-밍크코트건은 어떻게 된 것인가.
▲ 작년 12월28일 배씨와 연씨, 김정길 수석 부인 등 3명이 라스포사에 가 호피모양 밍크코트를 입어봤으나 사지는 않았다. 그러나 라스포사 정일순(鄭一順)사장이 몰래 연씨의 승용차에 이를 실었고 연씨는 그 다음날 정사장이 '700만~800만원인데 400만원에 주겠다'고 말해 코트가 실려온 사실을 알았으며, 신정연휴가 끝난 날 옷을 반납했다고 했다.
-장관부인들과 이형자씨의 주장이 다른데.
▲이씨 주장은 과장이 많고 사실을 증명할 수가 없다.
-옷값 대납요구 부분은.
▲이씨는 라스포사 정사장이 12월20일 전화로 3천500만원짜리 밍크코트 값을 대납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사장은 이씨에게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단지 정씨는 19일 최 회장의 생일(20일)을 앞두고 난 화분을 보냈다는 얘기를 하기위해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 부인 연씨가 '최회장이 연말에 구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는데 수사에서 확인했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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