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종필(金鍾泌)총리가 2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총리는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한나라당 신경식총장과 이부영총무를 비롯한 '장관 부인 호화의상 로비의혹 진상조사특위' 위원들의 항의방문을 받았다.
10여명에 이르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김태정장관 해임과 전면 재조사 요구 등을 하나하나 경청한 김총리는 "걱정하시는 심정,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떼고는 "검찰수사 발표는 죄로 추정할 만한 잘못이 없다는 것이지만 죄가 있고 없고 그런 것보다는 이 정도로 물의가 있다면 도덕성의 문제로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김장관의 도덕적 책임을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김총리는 "대통령께 (김법무장관 문제를)다시 말씀을 드리겠다"며 이들을 돌려보냈다.
김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청와대의 김장관 유임 발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옷 사건 수습에 대한 김대통령과의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검찰수사 결과와 김장관 유임 결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이긴 하지만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총리마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이제 용기를 내서 민심을 수습하는 쪽으로 총리의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아침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총리직 수행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비난하던 이부영총무도 "김총리는 김장관이 스스로 용퇴하든지 김대통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린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총리를 부추겼다.
2일 청와대 회동에서 민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김총리가 다시 김대통령에게 김장관 거취 문제를 포함한 민심 수습책을 건의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옷 로비' 의혹사건의 여파 때문인지 매우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약 1시간20분 동안 계속된 회의 내내 굳은 표정이었으며 김종필 총리, 김태정(金泰政) 법무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도 침울한 표정으로 꼭필요한 말 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고 회의 배석자가 전했다.
회의에서 김 대통령은 "일부 국무위원들의 옷 문제는 국민적 분노를 야기시킨 사건으로, 슬프고 유감스런 일"이라고 언급했으나 김 총리와 국무위원들은 '옷 로비' 사건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며 김 법무장관의 사퇴논의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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