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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길라잡이(5)-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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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종종 책략의 모습을 띤다. 비밀이란 억류심리, 보존심리이며,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것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이다. 비밀이란 또한 타자를 지배하는 일종의 권력이기도 하다. 이집트 같은 고대문명 사회에서 연금술, 비밀문서, 종교의식 등을 관장하는 특권계급들은 일반대중에게 비밀을 전수해 주는 것이 아니라, 비밀을 보존함으로써 지배권력을 정당화했다.

소설 속에서 여자들은 간혹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면 현재의 일상, 과거사 등에 입을 다문다. 미지의 것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침묵으로 자신의 속을 내 보이지 않는다. 남자를 극도로 궁금하게 함으로써 더욱 자신에게 집착하게 한다. 비밀이란 타인을 지배하는 권력이며, 어떤 대상을 신비화시키고 신화화시키는 힘이다. 매력적인 여인일수록 비밀스런 것들이 많다는 점을 은연중에 내보이며 상대를 안달하게 한다. 비밀을 모르는 자는 그것을 아는 상대의 소유물이 된다.

소인배적인 지식인 중에는 흔히 자신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지식을 비밀에 부침으로써 남보다 우위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지식인은 자신의 차별화된 지식이 자신의 우월감을 정당화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을 무지 속에 붙잡아 둠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태도는 비양심적일 뿐 아니라 비겁하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발전이 없으면 그 지식은 결국 아무 가치도 없어진다정부 조직이든 사기업체든 비밀이 많은 곳엔 밀실 정치가 판을 친다. 구성원들은 성실한 업무수행보다는 비밀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실력자를 쫓아 다닌다. 극비사항, 비밀문서, 음모, 무슨 리스트, 살생부 등과 같은 각종 'X파일'이 넘치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은 서로 믿지 않고 피해의식의 노예가 되기 쉽다. 이런 사회는 절차적 정당성보다는 무조건적인 목적달성이 중시되며 수단과 과정은 불문에 부쳐지기 쉽다.

정당한 비밀이나 합리적인 비밀은 그 당사자들만 알지 타인은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설혹 어떤 낌새를 감지해도 꼭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당한 비밀과 의혹이 많은 곳에서는 개인과 크고 작은 집단들은 저마다의 이기심으로 분열되기 쉬우며 결국 그 사회는 신뢰감의 상실로 퇴보하게 될 것이다.

〈墨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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