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호남 합동연극 '화개장터'

과천세계공연예술제의 기획공연으로 꾸며지는 영호남 합동연극'화개장터'가 캐스팅을 완료하고 다음달 4일 연습에 돌입한다.

전주·광주·대구·부산 등을 돌며 오디션을 치른 끝에 주인공 노미오와 주리애로 발탁된 배우는 손봉희(24)와 김현미(28).

고령 가야대 연극영화과 재학중인 손봉희는 94년 극단 미추에 입단한 '중고 신인'으로 '우리 읍내' '산불' '마당놀이 심청전' '둥둥낙랑둥' 등에 출연했다. 극단 갯터 단원인 김현미는 군산 서해대를 졸업한 뒤 '시시비비' '장군의 아들' '탁류' '신의 아그네스' '홍도야 울지마라' 등에서 연기력을 선보였으며95년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로 박동화연극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노진사 부부에 박상근(대구)과 이애자(경주), 주진사 내외에 윤희철(나주)과 양숙량(순천), 노적삼에 천영형(창원), 삼돌이에 백운봉(울산), 달궁이에 박동민(부산), 젖어미에 박경화(군산)와 김의연(광주), 주태선에 윤영배(광주), 스님에 어주선(부산), 사또에 윤태언(밀양), 포졸에 김은성(익산)과 김준식(고창), 신부자에 백영기(군산) 등 영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극본은 부산 태생의 김경화와 순천 태생의 송연근이 함께 썼고 백제예술대 강남진 교수와 현태영 연극협회 창원지회장이 공동으로 연출한다.

무대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가 마주보고 있는 화개장터. 셰익스피어 원작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조선시대 말기로 옮겨놓았다.

하동의 노진사 집안과 구례의 주진사 집안은 이 고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실력자이면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앙숙. 주진사 댁에서 남사당 공연이 있던 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노미오와 주리애는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리에 스님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

한편 주리애는 신부자에게 시집가라는 명령을 받고 노미오는 싸움 끝에 주진사의 조카 주태선을 죽여 제주도로 유배된다.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한 채 주리애는 자살 소동을 벌이고 이를 진짜로 믿은 노미오는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주진사와 노진사는 화해하고 씻김굿으로 해원상생을 다짐한다.

밀양백중놀이, 동래학춤, 삼천포농악, 진도씻김굿, 판소리 춘향가, 호남 농악가 등 영호남의 전통 민속놀이가 무대 가득히 펼쳐지며 각 지방의 생생한 토종 사투리가 흥미를 더한다.

이번 연극은 그동안 교류가 거의 없었던 지방연극인들의 화합 한마당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양측 스태프와 배우들은 7월 4일부터 주말마다 남원과 밀양에서 합동연습을 벌이고 공연 직전 일주일간 과천에서 합숙을 하며 마무리 훈련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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