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슬산 임도 환경.생태계 망친다

비슬산일대에 대규모 임도매설이 추진 되고 있어 산림 및 생태계 파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본지 1월26일자 27면 보도) 달성군이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추진한 가창면 정대리 평지말~주리간 폭 3~11m, 길이 3.5km의 임도 개설 사업으로 수백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는가 하면 인근 하천의 서식어류가 자취를 감추는 등 자연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도를 내면서 수령 30년 이상 고목이 잘려나가는가 하면 산비탈과 물길이 바뀌는 바람에 산사태 및 침식이 계속 진행돼 임도 주변의 지형과 생태계마저 파괴되고 있다.

평지말에서 주리쪽 1.5km 거리 임도 부근엔 공사 과정에서 계곡을 좁히고 돌다리를 세우면서 흐르게 된 급류로 산비탈이 심하게 깎인데다 토사가 흘러내려 계곡을 덮치는 바람에 나무들 중 일부가 쓰러져 있다.

또 인근 신갈나무 군락지쪽으로 물길이 바뀐 뒤 지난달 중순쯤 비가 내리자 군락지 부근 비탈 20여m가 5~7m 깊이로 침식돼 나무 수십그루가 뿌리를 드러낸 채 위태롭게 서 있는 형편이다.

또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모래, 돌, 콘크리트 등이 임도 곳곳을 덮고 있었으며 임도를 따라 형성돼 있는 산비탈에서도 침식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임도 입구 평지말 주민 추모(65.여)씨는 "공사 이전에 서식하던 메기, 자가사리, 동사리 등 토종 어류가 하천에서 사라졌으며 지난 호우 때는 상류에서 토사와 돌이 흘러내려오는 바람에 경작지 일부가 유실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은 "임도 폭이 계획상으로는 3m 정도에 불과했으나 실제로는 10m를 넘는 곳도 많아 차량통행이 용이해지면서 승용차를 끌고 온 외지인들이 산림자원을 함부로 유출하는가 하면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등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며 최근 임도 입구에 쇠줄을 설치, 자동차 통행을 막고 있다.

달성군은 지난 85년부터 지금까지 14억여원을 투입, 모두 42.2km의 임도를 개설했으며 올해내로 유가면 양리 유가사 부근과 옥포면 김흥리를 잇는 5km를 완공하고 가창면 상원리~경산 남천면을 연결하는 임도도 추진할 계획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도는 주민들의 통행을 편리하게 하고 산림 개발에도 필요하다"며 "달성군 관광벨트와 연계하는 경우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오는 2007년까지 매년 3~5km의 임도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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